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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영상] 살충제 달걀 파동! 공장식 산란계 농장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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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살충제 달걀 파동, 왜? 살충제 달걀 파동이 거센 가운데 살충제 달걀 파동의 원인으로 지모고딘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이 주목 받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유튜브 캡처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열악한 동물복지의 칼날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살충제 달걀 파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발견됐다. 닭 진드기 등 해충 박멸을 위해 뿌린 살충제가 달걀에서 검출됐다. 자유로운 상태였다면 닭 진드기는 모래목욕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지만 이른바 '밀집 사육', '공장형 축산'이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며 살충제 달걀을 낳게 했다.

동물자유연대와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가 공개한 산란계 농장 실태조사 영상을 보면 산란계들은 정부가 제시한 적정 사육면적인 신문 절반 크기(0.05㎡)의 닭장(배터리 케이지)에서 평생 알만 낳는다. 닭들은 날개조차 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양계업계는 공간활용도가 높고 사료급여가 쉬워 배터리 케이지를 선호한다.

달걀 생산 극대화를 위한 장치는 배터리 케이지 뿐만 아니다. 좁은 공간에 갇힌 닭들은 극한의 스트레스로 종종 다른 닭을 공격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양계업계는 암병아리 부리를 잘랐다. 또 산란장에는 24시간 인공조명을 켜 밤낮없이 알을 낳도록 했다. 여기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강제털갈이도 강행했다. 닭은 산란을 시작하고 1년 뒤쯤 털갈이를 한다. 이때 알이 뜸해지는데 농장주는 이 기간 5~9일 동안 밥을 굶기고 빛을 차단한다. 통산 12~16주 걸리는 털갈이를 6~8주 안에 끝내 달걀을 얻기 위한 조치다.

결국 자연 상태에서 20년 이상을 사는 닭은 공장식 밀집 사육 현장에서 2년 정도 알만 낳은 뒤 산란능력이 퇴화하면 도계장으로 넘겨져 최후를 맞이한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닭에게 사용할 수 없는 살충제다. 사람에게는 두통이나 감각 이상,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기 남양주의 농장주는 농림식품부 조사에서 "옆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에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듣고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닭 진드기는 과거부터 있었지만 밀집 사육으로 살충제 사용이 늘면서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진드기가 출현하면서 양계농가의 골칫거리가 됐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진드기 감염율이 지난해 국립축산과학원 발표 기준으로 94%까지 치솟았다.

방사 상태였다면 자연스럽게 모래목욕으로 극복했을 닭 진드기가 밀집사육에 따른 살충제 사용과 내성을 지닌 닭 진드기 출현, 더 강력한 살충제 사용의 악순환 고리로 이어졌다. 결국 살충제 달걀은 닭장에 갇힌 닭들이 낳은 절망의 산물인 셈이다.

공장형 축산은 살충제 달걀 이외에도 조류 인플루엔자 등 각종 질병에 취약하다. 살충제 달걀 파동을 계기로 동물 복지 측면 뿐 아니라 우리 건강을 위해서라도 공장형 축산에 대해 고민해 볼만 하다.



디지털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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