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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18은 공수부대 학살에 맞선 자발적 시민 저항" 미국인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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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1980년 5월21일 집단발표 이뤄진 광주 금남로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5·18민주화운동은 공수부대의 과잉 진압과 학살에 맞선 자발적인 시민 저항이라는 미국인들의 목격 증언이 공개됐다.

5·18기념재단은 16일 5·18 당시 광주와 인근에서 활동하던 미국 평화봉사단원 팀 원버그(Tim Warnberg)와 윌리엄 에이모스(William Amos)가 작성한 5·18 관련 기록물 두 건을 공개했다.

팀 원버그는 당시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봉사 활동을 했으며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작전 이후에는 도청에 들어가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작성한 일지와 관련 기록을 바탕으로 1987년에 '광주항쟁 : 목격자의 견해The Kwangju Uprising : An Inside View)'라는 논문 형식의 종합적인 보고서를 하와이 대학의 한국학 전문잡지(Korean Studies)에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국외에서 영어로 발간된 최초의 체계적인 5·18 관련 분석보고서로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 원버그는 보고서에서 '광주항쟁이 외부의 정치 선동가들이나 공산주의자와 같은 불순 세력들에 의해 사전에 공모되고 계획된 게 아니다', '공수부대의 과잉진압과 학살에 따른 자연발생적이고 자발적인 시민 저항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광주는 폭도들에 의해 점거된 무법의 도시가 아니라 자치와 자율에 의한 공동체적 질서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기록했다.

또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 등 당시 전두환 정권이 발표한 5·18 수사결과와 평가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팀 원버그는 지난 1993년 병으로 숨졌다.

윌리엄 에이모스는 현재 미국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5·18 당시에는 목포와 경기도 안양에서 활동했던 평화봉사단의 단원이었다. 팀 원버그와 친분이 두터웠고 당시 5·18을 목격했던 동료 평화봉사단원들의 증언과 기록을 토대로 5·18을 직접 다룬 최초의 영어 소설 'The Seed of Joy'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소설은 항쟁 당시에 목포에서 활동한 평화봉사단원과 항쟁에 참여한 전남대학교 운동권 출신 여교사 사이의 연애담을 중심으로 광주항쟁의 전 과정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윌리엄 에이모스는 기념재단 측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했던 한국인, 특히 광주시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시민들이 잘 보여줬던 것처럼 민주주의는 목숨을 건 투쟁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지난 겨울 박근혜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평화시위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정치발전이 다 광주항쟁이 남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5·18기념재단 측은 "미국인의 시각에서 국가폭력에 대항하는 광주 시민들의 집단적 저항을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5·18 당시 광주와 인근 지역에는 수십 명의 평화봉사단원들이 활동하고 있었으며 이 중 일부는 계엄군의 과잉진압과 학살 현장을 목격하고 부상자를 치료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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