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옵션 공언에 中 “담판으로 해결을” 긴급통화… 트럼프 “지재권 침해 조사” 꺼내며 대북 압박 촉구
美항모 3척, 한반도 인근 배치 가능성
시 주석은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도발 중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시 주석이 중국의 안보 전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8월 말(末) 9월 초(初)’ 위기설을 어떻게든 완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보여준 것.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리언 패네타 전 미 국방장관)이라는 평가 속에 중국의 전격적인 개입으로 북-미 간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북핵 사태가 분수령을 맞을지, 아니면 미중 간의 협상 불발로 한반도 긴장 상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밝힌 뒤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워싱턴보다 베이징이 먼저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감안하면 시 주석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핵 해법에 대한 두 정상의 시각차는 여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반면 시 주석은 트럼프에게 “결국 대화와 담판이라는 정확한 해결의 큰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대화를 강조하며 ‘화염과 분노’ 등 트럼프의 강경 발언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통보하며 중국에 보다 강력한 대북 압박을 촉구하고 나섰다. CNN은 이날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비롯한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13일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 던퍼드 의장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중국으로 이동해 대북 압박을 촉구할 계획이다.
미 해군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을 괌과 한반도가 있는 서태평양 방향으로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라 타이슨 3함대 사령관은 최근 공해상에서 임무배치 전 훈련 중인 루스벨트함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서태평양 지역에 투입되기 전 실시하는 이번 훈련은 완벽한 임무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요코스카항 기지에 머물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함과 미 본토 해상에서 훈련 중인 칼빈슨 항모전단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한반도 해역에 집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세 척의 항모가 한반도 인근 해상으로 모일 가능성도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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