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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미국 백인우월주의자 폭력시위]트럼프 “여러 편의 잘못”…백인우월주의자 비판 ‘어물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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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대통령답지 않아”…공화당 의원도 “명확히 규탄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벌인 폭력시위의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번 시위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사태의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있다고 지목하는 대신 “여러 편(many sides)”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 폭력의 지독한 장면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함으로써 폭력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맞서 맞불 시위에 나선 반대편에도 돌린 것이다. 트럼프는 또 폭력시위를 주도한 단체 이름을 특정해 거론하거나 그들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도 않았다. 직설적인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 그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시위에는 신중한 말투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날 AP통신 등 언론들은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우월주의와 인종 관련 증오 범죄를 명확하게 규탄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도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건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나라에 매우 중요하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민주당 애덤 시프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트위터에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의 해로운 재기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CNN 방송은 “국가 지도자가 불관용과 증오에 맞서기를 바라는 시기에 이보다 덜 대통령다운 발언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샬러츠빌 시위를 홍보하는 백인우월주의 웹사이트 ‘데일리 스토머’는 “그는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편’ 발언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 세력, 인종차별주의자 등과의 연계를 오랫동안 부인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일부는 이러한 신념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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