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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짜증까지…벙어리 냉가슴 앓는 에어컨 AS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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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새 에어컨을 구입한 ㄱ씨는 무더위가 시작된 7월 처음으로 에어컨을 가동한 후 미지근한 바람이 나오는 문제를 계속 겪었다. 이에 에어컨 제조업체 AS센터 직원은 냉매가스 부족을 진단하고 냉매가스만 채워주고 돌아갔다. 하지만 수리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고 한달동안 무려 다섯 번이나 동일한 문제를 겪은 ㄱ씨는 결국 사설수리업체에 의뢰해 실외기가 불량이었음을 찾아냈다. 그제서야 제품 불량은 인정한 에어컨 제조업체는 새제품으로 교환을 약속했으나 재고 부족으로 인해 올 여름 제품 교환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5월 200만원 상당의 에어컨을 구입한 ㄴ씨는 에어컨을 구입한지 두달도 안돼 리모컨과 실외기 등에서 이상이 발생했다. 7월 9일부터 8월 14일까지 3차례 수리를 받은 ㄴ씨는 이후에도 문제가 반복 발생하자 결국 구입처에 교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구입처에서는 수리만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반품을 거부했다.

폭염으로 에어컨 구입이 증가하며 에어컨 관련 AS와 불만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분쟁에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피해 소비자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에어컨 관련 상담건수는 1432건으로 전월(631건) 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이른 더위로 5월부터 에어컨 판매가 높아지며 관련 피해 상담건수도 함께 증가했다. 4월 196건에서 5월 691건으로 252% 급증한 이후 6월에 631건으로 소폭 줄었다 7월이 되자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에어컨 관련 상담의 주요 내용은 냉방불량·냉매가스 누출 등 품질하자와 설치미흡에 따른 누수, 수리 후에도 동일하자 반복 등으로 인한 AS관련 불만이 대다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에어컨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사례 중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냉방불량·작동오류 등 ‘품질·AS’ 관련이(48.4%) 1위를 차지했고, 설치 미흡에 따른 누수나 설치비 과다 청구 등 ‘설치’ 관련이 28.6%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경우 구입 후 1년 이내 정상적인 사용상태에서 발생한 성능·기능상의 하자에 대해 무상수리와 설치비 환불, 반품 등을 실시하게 돼있다. 또한 품질보증기간 1년 이내 동일하자에 대해 2회까지 수리했으나 하자가 재발하는 경우, 또는 여러 부위 하자에 대해 4회까지 수리하였으나 하자가 재발하는 경우는 수리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돼 새 제품교환 또는 환불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실제로 보상이나 환불을 받은 소비자는 많지 않다.

문제 발생시 명확한 원인 규명없이 제조업체와 설치업체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사설 업체의 경우 하자가 생겨도 무상수리나 손해배상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조 회사나 사설수리업체에 별도의 비용을 내고 다시 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가 제품 사용감에 문제를 느껴 AS 수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사업자측이 문제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AS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 ‘설치나 배관 등 제품 외 부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 ‘사용기간이나 사용방법 등 기타 변수로 인해 문제 발생 가능성’ 등을 두고 보상과 배상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비전문가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업자로부터 일방적 정보에 수동적으로 대처하거나 소비자원에 분쟁조정을 요청하는 방법 외에 별다른 대응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에어컨 등 가전전자제품의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시 비전문가인 소비자가 하자를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업자측에서 전문 수리기사를 통해 AS 제공, 원인입증의 의무가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업자측 정보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다보니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에 피해를 접수했다고 하더라도 합의나 권고 등의 과정을 거처 판매업자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지만 판매업자가 계속 보상을 거부하면 민사소송으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에어컨 구입시 하자·보상 범위 등 계약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설치 뒤에는 바로 가동해 이상 여부를 따져볼 것, 또 설치업체나 설치기사의 이름과 연락처를 반드시 받아 놓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관련 분쟁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경향신문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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