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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에 무역보복 예고…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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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무역보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중국의 무역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고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부는 특히 중국이 불법적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무역보복이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국면에서 중국 정부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수단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오는 14일 중국 정부기구나 기업들이 미국 기업을 압박해 지적재산권을 취득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무역관행 조사가 보장됐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며 1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절도행각은 미국 기업들에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조사가 아닌 보복조치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불법행위가 밝혀질 경우 어떤 조치가 취해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답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부터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사례를 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조사에 나서겠다고 이달 초 밝힐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ICBM 발사로 일정이 늦춰졌다. 유엔은 지난 5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새로운 경제제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적재산권 분쟁은 중국에는 아킬레스건이다. 샤오미, 화웨이 등 저가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중국 내수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그다지 제품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럽국 등 지적재산권 분쟁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에는 아예 수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 분쟁의 강도는 이를 소유한 나라가 이를 얼마나 강하게 권리를 행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여러 지재권 침해 사례를 소급해서 소송을 걸거나 중국 내에서의 위반사례까지 문제를 삼고 넘어질 경우 중국의 제조업 부문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을 직접 겨냥한 첫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트럼프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통령이 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무역보복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취임 이후에는 그런 적대적인 태도가 사라졌다. 하지만 북한이 잇따라 군사도발을 하고 추가 핵실험이 예상되는데도 중국 정부가 미온적이자 무역보복을 통해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통상법 301조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법 301조에 따르면 외국의 무역협정 위반이나 수출입 업체들에게 부담을 주는 차별적 행위 등으로부터 자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이 단독으로 과세나 다른 무역제재를 가할 수 있다. ‘슈퍼301조’로 불리는 이 조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에나 부과할 수 있는 벌칙조치다. 하지만 초강대국인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상대 국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자주 사용해왔다. 상하원 의회 모두 정부 여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301조를 밀어부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당장 중국의 주력 수출품인 철강제품에 대한 보복관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러나 한중간 사드분쟁을 예로 들면서 “미중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악화될 경우 철강제품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으로 보복전쟁이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통해서 수출하는 우회수출이 많은 우리나라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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