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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자 1주일간 7명 무죄…대법원·헌재 입장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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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일 동안 전국 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7명이 병역법 위반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종교나 비폭력·평화주의 신념 등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것이다. 1심 법원의 무죄 선고가 느는 한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새로운 판단을 기다리는 재판부도 생기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 7명이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경서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가 4명, 권기백 의정부지법 판사가 1명, 강재원 제주지법 부장판사가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올해 들어 선고된 무죄는 모두 25건이다. 2015년 6건, 지난해 7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무죄 이유는 비슷하다. 대체복무제 등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신앙 또는 양심에 따른 입영 거부를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유엔(UN) 자유권규약위원회가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형사처벌이 양심 및 종교의 자유(규약 제18조) 위반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근거다. 위원회는 2015년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즉시 석방, 전과기록 말소 등을 권고했다.

대법원은 유죄 판결을 계속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현행법상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아니고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이유다. 유죄가 선고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형량은 병역을 면제받는 최저형인 징역 1년6개월로 전국 재판부가 동일하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형사처벌의 근거조항인 병역법 조항 대해 2015년 7월 공개변론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선고하지 않고 있다. 2012년 이후 위헌제청 8건, 헌법소원 20여건이다. 헌재는 앞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정화 대법관이 지난 7월초 인사청문회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논의해) 혼란을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고, 조재연 대법관도 서면답변서에서 “법원도 해석론으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지 여부에 관해 좀 더 전향적으로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헌재의 경우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가 취임하면 9명 체제가 완비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된다는 분위기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면서 일선 판사들이 선고를 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변호해 온 오두진 변호사는 “1~2년 전만 해도 1·2·3심에서 진행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이 100건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540여건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수감자는 통상 500~600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360여명으로 떨어진 상태다.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 904명은 지난 11일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에 민간 대체복무제를 마련해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6월 국방부장관에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하고, 국회의장에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라고 의견표명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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