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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왜 美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이었나…'인종차별' 뿌리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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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진보적인 대학도시…이면엔 '차별주의'

'짐크로법' 저항 적잖아…KKK 지부도 많았던 곳

뉴스1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선 인종차별집단인 KKK가 참여한 시위가 벌어졌다. 상징적인 하얀 두건을 쓴 사람들이 가운데 보인다. 12일에도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주도한 시위가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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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12일(현지시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폭력과 물리적 충돌로 이어저 사상자까지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왜 이곳에서 시위와 충돌이 발생했을까.

버지니아대학이 있는 샬러츠빌은 상당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대학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에도 유권자의 80%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시위의 도화선은 지난 4월 샬러츠빌 시의회가 남북전쟁 당시 버지니아주군을 지휘한 인물이자 '남부연합의 영웅'이라 불리는 로버트 E.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는 안을 가결한 것이었다.

시의회는 이 때 리 장군과 또다른 남부군 사령관 스톤월 잭슨 장군의 동상이 잭슨 장군의 이름을 따 지어진 리 공원, 잭슨 공원의 명칭을 바꾸는 방안도 만장일치로 승인했고, 이후 두 공원은 해방공원(Emancipation Park), 정의공원(Justice Park)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우 인종차별 주의자들의 주목은 샬러츠빌에 많이 꽂혀 있었다고 뉴스위크가 전했다. 역사를 보면 이 도시가 원래 인종차별이 심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흑인과 백인은 식당과 화장실, 버스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없다는 이른바 '짐 크로'(Jim Crow)법은 1880년대 만들어져 1964년까지 미 남부 11개 주에서 시행돼 왔다. 그러나 샬러츠빌에서는 1990년대 초반까지 이 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존재했다. 1955년 미 연방대법원이 여러 지역적 특수사정을 고려한 '신중한 속도'(all deliberative speed)로 인종차별주의 법을 철폐할 것을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주는 끝까지 여기에 저항했던 역사가 있다. 일부 샬러츠빌 내 학교들은 1958년 통폐합되기 전까지 항의의 뜻으로 아예 문을 닫기도 했다.

지난 2015년에도 샬러츠빌에선 대학 3학년이었던 흑인 마티즈 존슨을 범죄 혐의로 체포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크게 일었다. 마티즈 존슨은 신분증을 요구하는 백인 경찰들에 대적했는데 당시 갖고 있던 신분증이 가짜였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경찰들은 그를 때렸고 수갑을 채웠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크게 확산되며 전국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마티즈를 위한 정의를'(#JusticeforMartese)란 해시태그 물결이 일기도 했다.

버지니아주는 또한 오랫동안 극단적인 백인우월단체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KKK) 연대가 있는 주로 알려져 왔다. 2015년 버지니아주 커먼웰스 대학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엔 지난 1915년부터 1040년까지 2000개 이상의 지부가 존재했고, 이 가운데 132개는 버지니아주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에도 KKK 관련 인물들이 해방공원에서 동상 철거에 대한 항의 시위를 했고, 약 30명의 KKK 단원이 목도됐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따라서 이번 시위에는 KKK 관련 인물들이 더 많이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단주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서던파버티로센터는 "이번 시위에 약 2000~6000명 가량의 혐오집단과 극단주의자들이 참여했을 것"이라고 봤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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