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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별의 MLB Live] 세인트루이스 상승세, '회식'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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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내 고참 웨인라이트와 오승환(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엠스플뉴스]

회식(會食).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한국 직장 사회에서 회식은 화합을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꽤 중요한 문화 가운데 하나다. '일의 연장선'이라고 불릴 정도니 말이다. 회식에선 직원들이 회사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며 팀워크를 다지곤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회식 문화가 있다. 모든 팀이 그런 건 아니다. 팀 분위기 좋기로 소문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시즌에 한 두 번 모든 선수들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8월 4일(이하 한국시간)이 바로 회식날이었다. 선수들은 함께 저녁을 먹으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회식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된 걸까.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8승 1패(한국 시간 8월 13일 기준)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한 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중위권에 줄곧 머물러있던 세인트루이스는 어느새 밀워키 브루어스를 밀어내고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팀워크엔 역시 회식이 최고?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회식은 신시내티에서 있었다. 선수단은 4일 밀워키와 3연전을 마치고 신시내티로 이동했다. 그날 저녁 모든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장소는 신시내티 시내에 위치한 어느 스테이크 가게였다.

팀 내 최고참인 아담 웨인라이트와 야디어 몰리나 주도로 회식이 진행됐다. 감독과 코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선수들만의 모임이었다.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통역 구기환 씨와 함께 회식에 참석했다.

오승환이 말했다. "선수들과 식사를 하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야구장에서는 잘 할 수 없는 이야기, 또 선수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죠."

사실 회식날 팀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밀워키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지고 돌아온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구 1위를 해야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 당시 2위였던 밀워키와의 맞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승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3연전에서 겨우 1승만을 챙겼다.

"모든 선수들이 밀워키와 시리즈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1승 2패라는 결과는 좀 아쉽죠." 신시내티행 비행기를 타기 전 오승환은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즌 막판을 향해 가면서 어느 팀이든 크고 작은 갈등을 겪기 마련이다. 순위권 싸움이 치열한 팀인 경우엔 더욱 그렇다. 어느 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투수와 야수, 베테랑과 신인 등 서로 생각의 차이는 생길 수밖에 없다. 세인트루이스도 마찬가지였다. 갈등이 표면화된 적도 있었다.

이날 회식이 더욱 의미를 가졌던 이유다. 신시내티에서 한 데 모인 선수들은 그간 그라운드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도 나눴다.

"선수들이 베테랑과 신인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였어요. 이번 회식을 통해서 세인트루이스가 좋은 팀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이런 게 '팀워크구나' 싶었어요."

오승환의 팩트 폭격 "우승까지 두 달? 아니 세 달 더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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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는 오승환(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그렇다면 선수들은 회식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자세한 이야기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오승환은 고참 선수들이 했던 격려의 이야기는 슬쩍 귀띔해줬다.

회식 자리가 정리될 무렵 웨인라이트와 몰리나가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 시즌 두 달이 남았는데 더 힘을 내자.", "(베테랑이지만 우승 반지가 아직 없는) 잭 듀크를 위해 우리 우승 한 번 해보자!" 팀 내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두 고참이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선 몰리나가 갑자기 바통을 오승환에게 넘겼다. 오승환은 팀 내 고참 '넘버 3'에 속하는 선수다. 잠시 고민하던 오승환은 선수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두 다 좋은 이야기를 해줬어요. 하지만 틀린 부분이 하나 있어요."

선수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우리 우승하려면 아직 석 달이 더 남았어요(웃음). 끝까지 파이팅합시다."

정규 시즌만 계산하면 두 달이 남았지만 포스트시즌까지 감안하면 선수들은 석 달을 더 뛰어야 한다. 오승환의 재치있는 지적에 선수들은 깔깔 웃으며 물개 박수를 보냈다.

"회식 자리에서 조금 재밌게 하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진짜 좋아하더라고요. 정규 시즌 남은 두 달, 우리 팀이 정말 잘하면 월드 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오승환은 지난해 빌 드위트 주니어 세인트루이스 구단주와 선수단의 회식 자리에서도 대표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당시 오승환이 했던 말은 더 재치가 넘쳤다.

"한국에선 이렇게 회식 자리가 있으면 리더가 (격려금) 봉투를 가져다 주시던데."

선수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구단주와 프런트, 코칭스태프가 앉아 있던 자리도 웃음바다가 됐었다고 구기환 씨는 떠올렸다.

한편 이날 선수단 회식비는 웨인라이트가 책임졌다. 메이저리그는 한국처럼 선수단 회식비를 구단이 부담하진 않는다. 연봉이 높은 고참 선수가 내는 게 보통이다. 스테이크와 와인, 팁까지 곁들인 선수단의 이날 식사비는 약 2000만 원을 웃돌았다는 후문이다.

회식으로 팀워크를 단단히 다진 세인트루이스. 남은 시즌 지금과 같은 뒷심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은별 기자 star842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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