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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몰라의 IT이야기]모바일 기기 성능은 이렇게 쓰는 것: 아이패드 프로 10.5 리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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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치마크 팀 닥터몰라] 컴퓨터의 성능이 빠르게 발달하던 시절, 컴퓨터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컴퓨터의 성능이었다. 빠른 CPU는 확실한 체감 성능의 향상을 가져다줬고, 그 차원을 넘어서 컴퓨터로 하는 대부분의 작업의 생산성을 크게 증가시켜줄 수 있었다.

컴퓨터 하드웨어의 성능이 빠르게 증가할 때,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예전에는 너무 느려 구현할 수 없었던 기능들을 새로 추가했고, 성능의 증가는 더 풍성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컴퓨터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더 풍성해진 소프트웨어 기능은 프로그램을 다시 무겁게 만들었고, 하드웨어 제조사들은 다시 더 강력한 성능의 컴퓨터를 내놓는 방식으로 컴퓨터 산업은 선순환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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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선순환 구조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무작정 작동 클럭을 높여 컴퓨터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전력 장벽에 부딪혔다. 그렇다고 무작정 단일 코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아키텍처를 확장하는 방법 역시 투입하는 트랜지스터에 비해 성능 향상폭이 적었다. 그 결과 프로세서 제조사들은 코어를 여러 개 집적하는 멀티코어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머지 않아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프로세서의 코어 개수가 계속해서 늘어갔던 것과 달리 일반 소비자 시장의 프로세서는 한참동안 쿼드코어에서 정체되어 있었다.

싱글코어 성능 향상을 통한 성능 향상이 둔화된 상황에서 이런 코어 수의 정체는 일반 소비자 시장 프로세서의 성능 정체를 가지고 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수준의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코어 개수가 정체되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굳이 일반 소비자용 프로그램을 병렬화시킴으로써 성능을 개선시키는 데 큰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게 되었다. 반대로 생각해서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제대로 된 병렬화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세서 제조사는 굳이 추가 코어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일 수 있다. 어느 쪽이 먼저든 간에 결과적으로 컴퓨터 시장을 이끌어오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진 셈이다.

컴퓨터의 성능 향상이 더뎌지고, 이와 함께 컴퓨터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컴퓨터 시장의 성장이 크게 둔화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컴퓨터는 매년 급격히 빨라지지 않고, 상대적으로 오래된 컴퓨터도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있다. 컴퓨터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성능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자 소비자들은 다른 기준으로 컴퓨터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디자인, 디스플레이 품질, 사용자 편의성 등의 기준은 이제 성능만큼이나, 혹은 성능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들이 되었다. 혹자들은 이제 컴퓨터 시장의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었고 일반적인 사용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으니 더 높은 성능은 사치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컴퓨팅에서 충분한 성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과 컴퓨터가 제공하는 편의 기능들은 십년 전만 해도 컴퓨터의 성능이 부족해서 제대로 구동할 수 없었다. 요즈음 핫한 머신 러닝 기술 역시 제안된 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개념이 제안될 당시에는 컴퓨터의 성능 부족으로 제대로 구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개인용 PC와 심지어는 스마트폰에서도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이용한 여러 기능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새롭고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더 강력한 성능은 필요한 셈이다.

이런 것들은 모바일 컴퓨터에서도 다르지 않다. 우리 손 안에 들어와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들은 그 자체로 매우 강력한 컴퓨터이며 그 성능이 매우 빠르게 발전해왔다. 우리는 불과 10년전만 해도 휴대폰에서 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지 못했던 기능들을 지금은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능 성장 역시 컴퓨터 시장과 비슷한 정체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고,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고성능은 그리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소프트웨어적인 뒷받침이 존재하지 않는 성능 그 자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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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10.5는 모바일 기기에서 강력한 연산 성능을 어떻게 사용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오늘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아이패드 리뷰에서는 새 아이패드 프로의 하드웨어적 성능과 함께, 이 성능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전달하려고 한다. 일반 사용자들도 모바일 기기에서 더 강력한 성능이 필요한 이유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가장 강력한 모바일 프로세서 : A10X Fusion 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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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7에 들어간 A10 퓨전(Fusion) 칩의 가장 큰 특징은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를 함께 한 CPU에 투입했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한참 전에 채택한 개념이지만 그 동안 애플은 단일 코어를 가지고 성능, 전력 특성을 모두 튜닝해가며 단일한 특성의 코어만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 애플도 더 강력한 성능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코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두 특성을 가진 코어가 동시에 동작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스마트폰들과는 달리 애플의 경우 고성능 코어나 고효율 코어 클러스터 중 하나가 선택되어 연산을 수행하는 구조이다.

아이패드 프로의 A10X Fusion 역시 CPU 아키텍처의 측면에서는 A10 Fusion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한 쪽 특성을 가진 코어만을 활성화시킨다. 각각의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의 마이크로아키텍처 역시 동일하기 때문에 성능 특성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아이패드 프로의 A10X Fusion의 고성능 코어는 조금 더 높은 작동 속도를 가졌고, 더 큰 L2 캐시를 투입해 싱글 코어 성능을 높이고, 한 개의 코어 쌍이 추가되었으며 더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패드 프로의 A10X Fusion의 고성능 코어는 긱벤치 4 싱글코어 점수 기준으로 A10 Fusion 칩과 10%정도의 차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코어의 동작 속도 차이는 이보다 작은데, 이는 긱벤치 4 점수를 산출할 때 전체 점수 중 메모리 점수가 2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패드 프로의 경우 메모리 대역폭이 아이폰에 비해 훨씬 넓기 때문에 메모리 점수에서 60%가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즉, 전체 점수에서 메모리 성능을 제하고 나머지 점수를 살펴보면 그 차이는 5%정도로 줄어든다. 이 성능 차이는 클럭 속도(2% 이내)와 더 큰 캐시 메모리에 기인한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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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A10X Fusion 칩은 A10 Fusion칩과 거의 비슷한 성능을 가진 코어를 가져 싱글코어 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코어를 하나 더 투입해 멀티코어 성능을 올리는 데 주력한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A10 Fusion 칩과 비교했을 때의 성능 향상이고, 이전 세대 프로세서인 A9X 칩과의 비교에서는 더 큰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 A10X 칩은 싱글코어 성능을 기준으로 23% 정도의 성능 향상을 보여주었으며, 메모리 성능 역시 크게 향상되어 긱벤치 메모리 점수 기준으로 46%나 향상된 성능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 코어 하나가 추가되었기에 멀티코어 CPU 성능은 두 배에 가까운 성능 향상을 보여준다. 여기에 A9X칩과 비교했을 때, 고효율 코어가 투입되어 전력효율 역시 크게 향상되었음은 물론이다.

정리하자면 A10X Fusion 칩은 싱글코어 성능의 관점에서는 아이폰 7의 A10 Fusion 칩과 거의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A10X Fusion이 A10 Fusion보다 앞선 10nm 공정에서 생산된다는 것과 출시된 시점이 꽤 차이가 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전 세대 A9X 칩에 비해서는 확실한 성능 향상을 보여주고 있고, 코어를 하나 더 투입함으로써 멀티코어 성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메모리 성능 역시 크게 향상시켜, 최강의 모바일 프로세서가 되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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