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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받아 자살한 부안 교사 부인 "학생도 피해자, 문제는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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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송경진 교사를 위해 학생들이 썼던 탄원서.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학생 성추행 의혹으로 인권센터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 교사의 부인 A씨가 "부패한 교육행정과 오만한 학생인권센터가 제 남편을 죽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11일 한 포털사이트에 호소문을 올려 남편 고(故) 송경진 교사가 억울함에 죽음을 택했다며 "당국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환자인 저와 이제 막 대학 새내기인 딸아이의 생계와 학업마저 막막한 지금,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A씨에 따르면 송 교사는 지난 4월 동료 체육 교사에 의해 여학생 7명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신고를 당했다. 부안교육지원청은 신고서를 바탕으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학생들은 조사하지 않고 송 교사를 출근정지 시켰다.

경찰청에서는 사건을 무혐의로 즉시 종결했지만, 부안교육지원청은 사법당국의 수사결과를 무시하고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고 A씨는 주장했다. 이후 전라북도 학생인권센터는 부안여고 성추행 사건 등 일련의 사건이 터지자 재조사에 나섰고, 송 교사에게 "당신의 주장대로라면 학생들이 누명을 씌웠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학생들이 처벌받는다"고 협박했다. 송 교사는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오해였다"고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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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송경진 교사를 위해 학생들이 썼던 탄원서.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이후 전라북도 학생인권센터에서 결정통지가 왔고, 이를 알게 된 학생들은 송 교사를 위해 "다리 떨면 복 떨어진다고 무릎 친 것을 주물렀다고 적었다. 야자 시간에 서운했던 일이 빨리 해결될 줄 알았다" 등의 내용으로 탄원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A씨는 "부안교육지원청은 송 교사에게 타 학교 전보조치 동의서에 사인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몸무게가 10kg이 빠지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고 말하며 수면제를 복용했던 송 교사는 지난 7일 결국 주택 차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교육청에서는 조문조차 오지 않았고 마치 남편이 죄를 인정하고 창피해서 죽은 것처럼 보도가 나가도록 방치했으며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없다"며 "학생인권센터라는 곳은 타인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 되어 괴물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일각에서 학생들의 치기로 송 교사를 자살로 몰았다는 시각에 대해 "학생들도 피해자다. 송 교사는 학생들을 지키려다 목숨을 끊었다. 고인의 유지를 알아주시길 바란다"며 "부디 이번 일로 죄책감에 빠져 고통받는 학생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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