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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일촉즉발 대북 리스크]美-北 극한대치에 한국경제 ‘불안불안’...금융파장 이어 실물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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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미국과 북한이 핵전쟁 불사 발언을 이어가는 등 초강경 대치를 지속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금융시장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돌던 ‘8월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올들어 조심스럽게 회복을 시도하던 우리경제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극도로 불안한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점차 수출이나 투자, 소비 등 실물경제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도 그 어느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필요시 상황별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려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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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이 초강경 대치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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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정세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핵전쟁으로 돌입하기 일보직전의 초긴장 상황이다.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이후 트럼프 미 행정부와 김정은 북한 정권이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극한대치를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고, 이에 대해 북한은 ‘괌 포위사격’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히는 등 긴장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크게 동요하지 않던 금융시장도 최근엔 과거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북한이 2차 ICBM급 미사일 발사 이전인 지난달 27일 이후 10일까지 2주 동안 9.7%(83.77포인트)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2.4%(달러당 26.7원)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11일에도 주가가 1% 이상 급락하고, 환율도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뉴욕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급상승해 10일(현지시간)엔 66bp(1bp=0.01%포인트)로 지난해 4월 이후 1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로, 프리미엄이 올랐다는 것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험도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미-북 간 극한대치가 당장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표는 없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위험이 전이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환율의 급등락은 외국자본의 한국 자본시장 및 직접투자는 물론 수출입 등 대외교역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수출과 투자는 지난해 후반 이후 경기회복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터여서 이것이 타격을 받을 경우 경제파장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금융불안이 심화하면 민간소비와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 내수도 영향을 받게 된다. 당장 주가 하락으로 인한 자산감소와 함께 소비심리를 비롯한 민간의 경제심리 위축 등 실물경제 파장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10일 오전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산업통상자원부ㆍ한국은행ㆍ금융위원회 등 관계당국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갖고 리스크 관리를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 등으로 금융 및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며 “북한의 추가도발, 관련국 대응 등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파급효과의 폭과 깊이가 보다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작은 이벤트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사태 추이와 국내외 금융ㆍ실물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이상징후 발생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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