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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교사 고시' 넘었더니 이번엔 '임용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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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교사 임용대기자만 4270명
시험 합격 후 3년 동안 채용 안되면 합격 취소
기간제 교사 등으로 근무땐 경력 인정되지만 고용 불안정
1수업 2교사제 조기 도입 등 보완책 나오지만 우려 목소리.. 합리적인 교원 수급정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교사채용 인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이른바 '임용 절벽'이 현실화된 가운데 초중등학교 임용대기자가 전국적으로 427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교사수요가 다소 감소했지만 무분별하게 임용인원을 늘려와 미발령 대기자가 크게 증가했고 결국 임용절벽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8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사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아직 정규 교사로 채용되지 못한 임용대기자가 초등교사 기준으로 서울 997명으로, 1000명에 육박하고 대구와 인천 200명, 부산과 제주, 광주 등도 100명 안팎에 달한다.

■무분별 증원, 예고된 참사

실제 대구는 올해 49명을 비롯해 지난해 77명, 재작년에는 57명이 지금까지 채용되지 못했다. 광주도 현재 76명이 대기자로 남으면서 내년에는 신규채용인원을 5명으로 줄였다. 인천 역시 군입대자를 제외하고 무려 174명이 대기자로 남으면서 올해는 채용예정인원을 26명으로 지난해 80명보다 54명이나 크게 줄였다. 제주도 100명 이상의 대기인원이 생겨 작년 56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15명만 채용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이 채용인원을 전년 740명 선에서 105명으로 대폭 줄인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대도시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적체인원이 적지 않아 해당 시도들은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을 대폭 줄인 상황이다.

특히 임용대기자는 최근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공립 초등신규교사 미발령자는 지난 2015년에는 135명에 불과했지만 2016년 539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3143명으로, 현재 3817명에 이르고 있다. 중등교원 역시 미발령자가 지난해 19명에서 올해 434명으로 현재는 453명이다.

임용대기자는 대개 시험 합격 후 1년 안에 임용되는 게 일반적으로, 이후 2년동안 대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총 3년동안 채용되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된다. 임용대기자들은 임용대기 기간 기간제 교사 등으로 근무하지만 이런 경우 경력은 인정되지만 고용은 불안정하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교대 정원 등과 연계해 적체인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도 단위 지역의 경우 미달도 적지 않지만 규모가 큰 지역은 수요인원의 1.5배수만 뽑아도 적체인원이 상당해진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큰 도시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채용인원을 늘리면서 올해 임용절벽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수업2교사제 졸속도입 우려도

교육부는 "올해 명예퇴직자가 줄고 임용대기 인원과 복직자 수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임용인원규모를 줄였다"며 "교사 수요보다 공급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임용인원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용절벽을 해소하려는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을 두고는 이견이 제기된다. 전국 미발령 대기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서울지역의 경우 1수업 2교사제를 조기추진하고 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보완책을 제시했지만 전국의 교육대학생들은 1교실 2교사제의 졸속도입을 우려하고 있다.

또 현행 3년까지인 임용대기 시효를 한시적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당국이 합리적인 교원 수급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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