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에 더 늦어진 ‘사드 배치’… 전면 가동 가능 시점은

2018년 3월 전인대 이후로 미뤄질 듯/ 전체 70만㎡ 놓고 일반평가 돌입 / 1년 안팎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 공청회 등 난항땐 표류 가능성도 / 시진핑 2018년 양회서 재집권 완료 / 軍 “북핵대응 시간단축” 외치지만 / 2018년 상반기 내 가동도 장담 못해

정부가 28일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전체 부지(70만㎡)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함에 따라 사드 전면 가동은 내년 3월쯤 열릴 예정인 제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내 사드 포대를 전면 가동한다는 한·미 합의는 무산돼 법절차 준수와는 별개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 및 한·미동맹의 균열 우려 등 군사안보적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북 공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방위비분담협상 등 현안이 수두룩한 한·미 관계가 삐걱댈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사드 배치 시기와 관련해 “사드 배치를 위해 최대한 빨리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33만㎡ 부지 미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평균 6개월 정도 걸리지만 33만㎡ 이상 부지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1년 안팎의 기간이 소요된다. 내년 상반기 내 전면 가동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드 운명은?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28일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가 요격 미사일이 들어가는 발사대를 하늘로 향한 채 대기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김정은 보름 만에 공개행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검은 옷)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4주년(27일)을 맞아 평양의 참전자 묘역을 참배하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관계자들과의 기념 촬영 후 보름 만이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로 공여돼 이미 레이더와 발사대 2기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부지 내 32만㎡는 지난해 12월부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 환경부와 협의에 들어간다. 협의가 끝나면 지난 4월 성주골프장 부지에 반입된 장비 운용에 필요한 도로와 숙소 등의 공사가 시작된다.

사드가 배치되지 않은 나머지 38만㎡를 대상으로 한 2단계 부지공여 협상도 진행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군 측과 부지 공여면적을 놓고 70만㎡ 정도로 협의했다”며 “1차 공여대상이 32만여㎡였고, 2차 공여대상 면적은 1차 공여 면적을 참고해 미군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공여부지 협의는 2~3개월 안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기존에 진행했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성주골프장 건설 당시 실시된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활용해 일반 환경영향평가 소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드 배치 시점을 가능한 한 앞당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뜻대로 사드의 조속한 배치를 위해서는 뚫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소규모와 달리 평가협의회를 구성해서 운영해야 하고, 설명회·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현지 주민이 공청회나 설명회에 불응하면 환경영향평가가 표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논란이 장기화한다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조성된 미·중 사이에서의 미묘한 분위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 행사가 완료되는 내년 3월 이후 사드가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은 오는 10월쯤 열릴 예정인 제19차 중국공산당대회를 통해 당 권력을 장악해 재집권 기반을 강화한 뒤 내년 3월 열릴 양회(兩會·전인대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집권 2기를 대내외에 공표할 예정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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