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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30시간 만에 50만 계좌… 카카오뱅크 ‘핵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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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ㆍ적금 수신규모 1300억원 넘어

예상밖 실적에 시중은행들 초긴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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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영업 개시 30여시간 만에 50만 가까운 고객을 빨아들이는 무서운 폭발력을 과시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 행렬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2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부터 계좌 개설 등 업무를 시작한 카카오뱅크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신규계좌 47만개가 개설됐다. 가입자들의 예ㆍ적금 등 수신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는 1,350억원에 달했고, 대출 실행 금액도 920억원(마이너스 통장 미실행 잔액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해 시중은행 전체가 유치한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15만5,000개)의 3배를 넘는 수치이자, 같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실적에도 크게 앞서는 것이다. 지난 4월 초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가입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약 100일이 걸렸고, 수신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는데도 일주일이 걸렸다.

예상을 완전히 허무는 카카오뱅크의 핵폭탄급 파괴력에 시중은행들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계좌개설 수가 30만건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파괴력이 이만큼 클 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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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현재 자신들이 보유한 비대면 영업의 경쟁력을 고객들에게 상세히 알리고 ▦예ㆍ적금 상품 금리인상 ▦각종 수수료 인하 ▦파격 상품 개발 ▦혁신적 서비스 개발 속도 단축 등으로 카카오뱅크 돌풍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이미 카카오뱅크의 선제 조치에 맞서 해외송금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고 신용대출 한도를 2배 이상 상향했음에도 카카오뱅크에 고객들의 관심이 폭주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수수료와 대출 한도에서 카카오뱅크에 밀린 데다, 편의성과 접근성, 친숙함 등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앞서 있어 당분간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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