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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SW시선] '군함도', 스크린 독과점 비판받아 마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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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영화 '군함도'가 최악의 스크린 독과점으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군함도'는 27일 하루 55만9279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55만2303명을 기록했다. 스크린수는 1951개, 상영횟수는 1만214회다. 2위 '슈퍼배드3'의 경우 스크린수 812개, 상영횟수 3130회임을 감안하면, 약 3배 정도 차이나는 수치. 스크린수의 경우 개봉 당일보다 70여개 줄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군함도'는 개봉 당일 전국에 설치된 약 2700여 개의 스크린 중 2027개의 스크린을 차지하며 역대 최악의 독과점이란 오명을 썼다. 분명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영화를 배급하는 방식에서 상생없는 독불장군식 행보가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대해 멀티플렉스 측은 고객의 니즈(NEEDS)에 부합해 스크린을 배정했다고 토로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부분은 찾을 수 없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경우 자신이 볼 영화를 선택하는 시스템인데, 이번의 경우 관객들이 볼 영화를 극장에서 알아서 지정해준 셈이다. 특히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배급한 영화라는 점과 국내 1위 극장체인인 CGV에서 스크린 몰아주기를 했다는 점은 더욱 불편하게만 다가온다.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은 스크린수보다 상영 점유율에서 더욱 확실하게 나타난다. 영진위 스크린수의 집계방식은 영화의 상영횟수에 상관없이 1개관으로 집계된다. 예를 들면 1개관에서 '군함도'가 1회차부터 10회차까지 상영하고, '슈퍼배드3'가 마지막 11회차만 상영했다고 해도 두 영화 모두 스크린수 1개를 확보하게 된다. 교차상영이 빈번하고, 작은영화의 경우 조조나 심야시간에 편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크린수는 크게 의미없는 수치다.

반면 상영 점유율은 하루 동안 특정 영화가 몇 번이나 상영됐고, 전체 상영횟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가장 객관적으로 스크린 독과점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다. 개봉 당일인 26일 '군함도'는 상영횟수 10176회로 상영점유율 55.2%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스크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다음날인 27일에는 10214회로 상영점유율 55.1%를 기록했다. 독과점 비판 여론 때문인지 스크린수는 2027개에서 1961개로 줄였지만, 상영횟수는 교묘하게 38회를 늘렸다. 38회면 작은영화들이 하루에 상영되는 횟수인데, 이 마저도 '군함도'는 양보없이 자신들의 뱃속을 채운 것이다.

결국 '군함도'는 스크린 독과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로 인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는 상태. 그럼에도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은 주말 특수를 맞아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 배급사 한 관계자는 "영화계에선 여름 시즌이 가장 큰 대목이고, 관객들도 블록버스터 영화를 선호한다. 충분한 수요가 있고, 큰 영화의 경우 많은 스크린을 가져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정도라는 것이 있다. '군함도'의 경우 민족의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이기에 적정 스크린이 확보된다면 관객들이 알아서 찾아보고 장기흥행도 될만한 영화다. 대한민국 스크린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상생을 무시한 영화가 과연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길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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