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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토리와 보신탕…청와대 입주견 향한 해외언론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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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잡종견 편견딛고 입성"…개고기산업 향한 메시지란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지난 26일 유기견으로는 처음으로 청와대에 입주한 '퍼스트 도그'(first dog) 토리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이 높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언급하면서 학대받고 잡아먹힐 뻔했던 '잡종견' 토리의 견생(犬生) 역전 스토리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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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에 소개된 토리
[BBC방송 캡처]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토리의 얼굴을 포착한 사진과 함께 토리의 청와대 입성 소식을 보도했다.

BBC는 지난 2015년 경기도 남양주의 한 폐가에서 동물보호 활동가들에게 발견된 토리가 검정 개에 대한 사회적 편견 탓에 2년간 입양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문 대통령 일가의 일원이 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토리를 구조하고 보호했던 동물권단체 '케어'(CARE)가 아시아의 개고기 산업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문 대통령이 이 단체로부터 토리를 입양함으로써 개고기 산업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으로 풀이했다.

BBC는 선거운동 당시 문 대통령이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에서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소개했다.

전날 AFP통신도 문 대통령이 "저녁 식탁에 오를 뻔했다가 2년 전 구조된 검은 잡종견 토리를 새 식구로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AFP는 케어 관계자를 인용, 토리가 개를 학대하고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 높은 한 노인에게서 학대를 당하다 폐가에 홀로 버려진 뒤 구조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국에서 '못생긴' 개들은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동물보호단체들은 매년 반려견 10만여마리가 주인에게 버려져 식용으로 도살되거나 보호소에서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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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애칭은 문토리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동물단체 '케어'로 부터 유기견이었던 '토리'를 맞이하고 있다. '토리'는 동물 관련 단체가 2년 전 도살되기 전에 극적으로 구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때 당선되면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약속을 지켰다. 유기견이 퍼스트 도그가 된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7.26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kjhpress@yna.co.kr



AFP는 청와대에 입주한 토리가 SNS에서 '문토리'라는 애칭으로 불린다며 "대다수 한국인이 순종견을 선호하는 만큼 문 대통령이 잡종견을 입양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도 선거운동 당시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를 추진하고 길고양이 급식소와 중성화 사업을 확대하겠다던 문 후보가 공약을 지켰다며 토리의 입양 소식을 전했다.

통신은 토리가 검은 동물을 기피하고 연한 색상의 털을 가진 반려동물을 선호하는 한국에서 유기견이라는 낙인까지 찍혀 보호소에서 2년이 지나도록 입양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또 한국의 개고기 문화가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개고기 소비는 줄고 오히려 반려견 산업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전체 자구의 25%가량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유기되는 동물도 급증해 지난해 기준 한국 정부가 보호한 유기동물은 8만7천100마리로, 이들을 관리하는 데 115억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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