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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카뱅·케뱅'이 뭐여?"…비대면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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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디지털 금융 기술 개발로 일반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반면, 새 기술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장애인 등 '디지털 금융 문맹자'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이유로 모바일 기기 등 인터넷 접속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장애로 인해 이들 기기를 원활히 사용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에 대한 서비스·금리 차별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6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 거래 활용 비율은 연령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조사대상자 2500명 중에서 PC를 이용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80.4%를 차지했다. 그 가운데 인터넷 뱅킹 및 대금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20대가 82.4%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52.9%였다.

60대 이상이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1년 전(31.8%)과 비교해 상승했지만,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70.9%)나 '안전장치 불신'(67.9%) 등이 주로 거론됐다.

여기에는 '구매절차 복잡'(56.5%)이나 '인터넷 사용 미숙'(37.5%) 등도 포함돼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줬다.

노년층은 모바일 서비스 이용면에서는 더욱 취약했다.

조사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30대가 41.8%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단 5.0%에 그쳤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인터넷 사용 미숙을 지목한 이들은 56.1%였고 구매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을 거론한 응답자는 67.5%였다.

조사 대상자 2500명 전원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고, 92.4%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최근에는 주요 금융기관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를 줄이거나 창구 규모를 축소하면서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은 거래를 위해 더 많은 발품을 팔지만 더 좋은 금리와 서비스 혜택은 디지털족(族)의 몫이다.

시중은행은 창구에서 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이들보다 0.1∼0.2% 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출의 경우 반대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환전 등의 서비스도 비대면 거래에서만 연간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주요 서비스에서 차별이 발생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디지털 금융을 이용하기 많이 어려워 하신다"면서 "창구에 일부러 새로나온 기계를 가져다 놓고 손정맥 등록도 해드리고 디지털 금융 설명도 해드리고 있지만 사실상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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