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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카오뱅크 '돌풍'…은행들 "신경 안쓸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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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초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출범 첫날인 지난 27일, 하루 만에 계좌 개설 고객 30만명을 모집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조선비즈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영업을 개시한 케이뱅크는 출범 45일째가 돼서야 30만 계좌를 돌파했다. 인터넷은행을 향한 고객의 수요가 점점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금융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터넷은행 돌풍에 시중은행은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인터넷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버금가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수성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편의성과 간편성을 무기로 인터넷은행이 당분간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시중은행의 상품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시장 전체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 낮은금리·편의성 인터넷뱅크의 승부수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가장 큰 무기는 편의성이다. 금융소비자가 금융거래 시 가장 큰 불편을 느꼈던 인증과 보안 절차를 상당부분 없앴다.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 앱으로만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좌개설 시 휴대폰 본인인증, 신분증 인증, 타행 계좌 인증 등을 통해 단 7분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이 같은 인터넷은행의 편의성은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특히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의 고정비와 간접비는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해당 비용은 금리우대를 통해 고객에게 다시 제공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우량 신용자를 기준으로 시중은행 평균 신용대출금리인 연 3.5~6.5%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연 2.67~2.85%로 금리를 책정했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는 "모바일에서 완결되는 은행 서비스를 목표로 고객 중심 철학이 반영된 카카오뱅크의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며 "카카오뱅크의 대고객 서비스의 시작은 은행을 이용하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중은행 “경쟁은 안되지만, 신경 안쓸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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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인터넷뱅크의 성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은행이 10년 전 탄생한 미국의 경우 초기 30개 은행 중 절반 이상이 폐업했다. 자산관리를 통한 수익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성패는 자산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이고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이 선보이는 신속성·편의성·낮은금리로 대변되는 이 세가지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수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세가지를 제공하지 않으면 시중은행 역시 인터넷은행에 잠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우선 낮은 금리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우량 고객 등을 대상으로 모바일을 통해 300만원을 대출해주는 KB리브 간편대출을 내놨다. 대출할 때 공인증서가 필요 없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씨티은행은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뉴인터넷뱅킹을 내놨다. 이를 기념해 예치기간 1년·금리 2.0%짜리인 프리스타일 예금을 판매한다. 총 판매액 한도는 3000억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최고 연 4.5%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인 우리웰리치100플러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1금융권에서 4%대 이상의 금리가 품절인 상황에서 우리웰리치100플러스 상품은 인터넷은행에 대응하기 위한 고금리 상품이다.

이밖에 카카오뱅크가 송금수수료를 시중은행 창구 대비 10분의 1로 제공하는 것에 대응해 시중은행 역시 송금 수수료 우대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까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해외 송금에 대해 송금 수수료를 우대하고 전신료도 면제한다.

SC제일은행은 스마트폰 앱으로 한 번 해외 송금한 적 있는 고객이라면 30초 만에 연락처 검색만으로 해외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외환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외에 농협은행의 '다!드림 환전 송금 페스티벌', 국민은행의 '쿨 썸머 홀리데이 환전·송금 페스티벌' 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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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kal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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