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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통3사 2분기 好실적 숨기고 싶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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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모두 매출, 영업익 성장
하지만 크게 부각 안해…오히려 숨기기까지
통신비 절감 여력 있다는 인식 줄까 우려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이동통신3사 모두 올해 2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好)실적에도 이통사 관계자들이 웃지 않는다. 오히려 실적이 잘 나왔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다. 왜 그럴까?

우선 SK텔레콤은 1분기 저조한 실적에서 2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매출 4조 3456억원, 영업이익 4233억원, 당기순이익 620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9%가 증가했으며 특히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113.2% 성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적발표 후 기자들에게 실적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회사의 성장이 돋보였다"며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을 부각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 본 사업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점도 덧붙였다. 또한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에서도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3.3% 감소했다고 따로 기재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실적발표 보고서에서는 별도 매출을 소개하지만 보도자료에서는 별도 기준 실적을 구분해 표기하지 않았다.

본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을 굳이 홍보한 이유는 뭘까?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한 압박이 거센 가운데 2분기의 좋은 실적이 여론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통신비를 절감할만한 여력이 있다는 인식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웃지못할 상황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19일 취약계층 329만명에게 통신비 1만1000원 인하, 선택약정 할인율 25%로 상향, 2만원에 데이터 1.3GB를 주는 보편요금제 신설 등의 통신비 절감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공약이 실현될 경우 이동통신사의 매출은 당장 수천억원에서 향후 수조원이 줄어들 수 있다. 현재와 같은 통신비 위주의 수익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역시 5G 시대를 대비해 이동통신사의 수익 모델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는 정부 발표 후 지속적으로 법적 대응 등을 운운하는 동시에 5G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은 사업자의 수익성을 무척 악화시킬 수 있어 통신 업계 전체의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성장에도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LG유플러스와 KT도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매출 3조97억원, 영업이익 2080억원, 당기순이익 136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 15.5%, 4.2%가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두번째 많았다. KT도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매출 5조8425억원, 영업이익 4473억원, 당기순이익 2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4.8%, 1.1% 씩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정부의 통신비 공약 이후 매출 감소 등으로 투자 여력이 없다고 지적을 해왔다"며 "하지만 2분기 실적이 잘 나오면서 여론이 기업들에게 더욱 부정적으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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