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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신율의출발새아침] "총각네 갑질" 급여 물어보면 똥개? 당연한 권리를 교묘히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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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7월 28일 (금요일)
□ 출연자 : 원종하 인제대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총각네 야채가게 이 대표, 직원들 개에 비유
-이 대표 저서에 "근로자, 주인 물지 않는 진돗개 돼야" 논란
-이 대표 사과문, 진실성 빠진 입장문에 불과해
-경영자로서, 인간으로서 깊이 성찰해야할 문제
-반복되는 갑질 논란, 가장 큰 원인 도덕적 불감증
-프랜차이즈 운영 구조 제도적 문제도 커
-일부 경영자, 인격적 관계 아닌 종속적 관계로 여겨
-프랜차이즈 독점적 구조 규제·개선해야
-갑질 논란에 피해보는 건 가맹점주, 문제
-공정거래위 역할·권한 강화-강력한 감독기구로 역할 다 해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제가 사는 동네에도 이 가게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시는 동네에도 아마 이 가게가 있으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바로 총각네 야채가게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뮤지컬로도 많이 알려진 청년 성공 신화의 모범 사례, 총각네 야채가게의 이영석 대표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욕설, 폭력, 여러 가지 스쿠터 문제까지 나오면서 상당히 비난 여론이 거세졌었고요. 결국 이 대표는 사과문을 올리고 사과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프랜차이즈 본사, 그리고 오너의 이런 행동에 관한 문제. 이런 갑질이 왜 이렇게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건지,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건지, 관련해서 인제대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원종하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원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원종하 인제대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이하 원종하): 네, 안녕하십니까.

◇ 신율: 총각네 야채가게 대표, 사실 참 열심히 일하는 총각들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갑질의 유형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원종하: 모두들 깜짝 놀라셨을 텐데요. 폭행, 선물 강요, 교육 시간에는 똥개나 진돗개로 부르는 등,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많은 갑질이 행해졌다고 알려졌습니다. 2주에 한 번씩 열리는 점주들 교육 시간에는 질문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점주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하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고요. 선물 강요는 생일이나 스승의 날, 본인이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점주들에게 알려서 선물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고가의 스쿠터를 사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올려서 점주들로부터 선물을 받기도 했고요. 언어폭력과 열정페이 강요 등, 갑이라고 생각되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모든 것들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똥개와 진돗개, 무슨 차이가 있어요?

◆ 원종하: 참 듣기도 민망할 정도인데요. 직원들을 개에 비유해서 직원들에게 똥개인지 진돗개인지 물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직원들을 개 취급하면서 경영했으니 얼마나 점주들이 시달렸을지 짐작이 가는데요. 총각네 야채가게는 다른 프랜차이즈 점주 모집 방식과는 좀 다르게 했는데요. 보통은 희망하는 다양한 사람 가운데 선정을 하는데, 유독 기존 직원들 가운데에서 모집해왔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동안 익숙해진 사람들을 쉽게 복종하게 만들어서 확실한 갑의 위치에서 통제하게 하려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많은 네티즌은 이런 보도를 접하고 나서 최근 문제가 됐던 레밍이나 개돼지 같은 일이 오버랩 된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 대표가 쓴 책 중에 급여에 대해 물으면 똥개다, 이런 구절이 있는 모양이에요. 이 분이 참 똥개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이게 어떤 내용입니까?

◆ 원종하: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여러 권의 책을 쓰기도 했는데요. 이런 책들이 대부분 본인의 경영철학이나 경험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구성돼 있지만, 왜곡된, 상식에서 벗어난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듯 미리 본인의 생각을 책에서 얘기해놓고, 직원이나 점주들이 이 대표가 대답하기 곤란한 것을 묻거나 경영상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 질문하면 똥개로 비유하고, 이 대표를 이롭게 하는 일을 한 사람은 진돗개로 구분해서 분류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면접 시 당신의 가치를 아직 몰라서 그러니 급여를 안 받고 일할 수 있겠느냐, 라든지 근로자라면 주인을 물지 않는 진돗개가 돼야 한다, 월급을 받고 싶은 것인가, 성공하고 싶은 것인가 등 당연한 권리임에도 교묘히 심리적인 것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채용하거나 열정페이 같은 것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 신율: 그런데 참고적으로 순종보다 믹스견이 훨씬 똑똑합니다. 저는 독일에서 유학한 10년을 제외하고는 내리 개랑 같이 살아서 아는데, 그렇다고 제가 모글리 수준이란 건 아닙니다만, 자꾸 똥개, 똥개, 이런 것들이 사실 올바른 표현도 아닌데요. 그런데 말이에요. 사과문에 ‘다른 기업들의 갑질 논란이 결국 남 얘기인 줄 알았다’, 이런 얘기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사실 본인이 한 행동의 진의는 갑질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이런 뜻 아닌가요?

◆ 원종하: 그렇게도 볼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이 사과문을 읽고 조금 당황했는데, 이 내용은 사과문이라기보다는 그냥 이 대표 본인의 입장을 나타내는 입장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과문은 무엇보다도 진실함이 담겨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뿐만 아니라 어떤 점을 잘못했다, 앞으로 이런 점을 고치겠다는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모두 빠져 있습니다. 특히 문장 중에는 ‘공든 탑이 무너졌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누구의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본인 한 사람만이 아니라 현재 이 대표의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점주들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있을 것인데요. 이렇게 갑질로 점철된 경영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아마 경영자로서의 자격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인격적으로도 깊이 성찰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근데 이게 이 대표라는 사람도 진짜 자숙의 시간을 갖고 반성해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도록 자신의 멘탈을 바꾸면 좋을 텐데요. 이게 가능할지, 가능하지 않을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린 거겠죠?

◆ 원종하: 네네, 그럴 겁니다.

◇ 신율: 그런데 제가 이걸 여쭤보는 이유 중 하나가, 근래에 들어서 이런 비슷한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이죠. 이것, 아니면 호식이두마리치킨이라든지요. 이런 것들이 계속 나타나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교수님께서는요.

◆ 원종하: 사실 이러한 형태들이 지금 끊이지 않고 계속 나타나고 있는데요. 아마 무엇보다도 경영자의 도덕적 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요. 두 번째는 제도적 문제점을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성공 신화에 도취된 경영자들이 내 돈을 내가 쓰는데 무슨 문제냐 하는 식의 오만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인격적 관계가 아닌, 철저한 돈의 종속적 관계에서 오는 유아독존식의 태도가 문제를 야기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프랜차이즈처럼 운영되는 구조는 결국 경제력 집중을 가져오게 되고, 집중은 분배를 왜곡시켜서 정당한 분배를 방해하게 되는데요. 이런 독점적 구조가 사회적으로 생산된 부를 소비하거나, 영세 사업자로부터 빼앗아 독점 사업적 이익을 주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조금 제도를 규제할 필요가 있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신율: 제도 개선은 제가 조금 있다 여쭤보고 이것 하나만 더 여쭤보는 게요. 사실 이분들 같은 경우도, 프랜차이즈 창업한 사람들이요. 처음에는 진짜 열심히 했겠죠, 그렇죠? 그리고 같이 뭔가를 해내겠단 생각을 했는데, 이게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까, 도덕불감증, 아까 말씀하셨던 도덕적 해이도 오고 해서 결국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처음부터 이 사람들이 그런 멘탈을 갖고 있었다고 보긴 힘들겠죠.

◆ 원종하: 네네, 그럴 겁니다.

◇ 신율: 그래서 어쨌든 앞으로 어떤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원종하: 결국은 이러한 일들이 발생해도 결국 피해는 가맹점주가 많이 보게 되는 구조에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에게 물품을 공급하고 마진으로 수입을 올리는 구조 탓에 가맹점주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근로기준법이나 프랜차이즈법이 존재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강력하지가 않아 그렇게 지켜주고 있다고 보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래서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하니까요. 그런 측면을 우리가 좀 기대해봐도 되겠죠? 어떻게 보세요?

◆ 원종하: 네, 그렇습니다. 아마 이번 새로운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무엇보다도 이 공정거래위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정성과 독립성, 권한을 대폭 강화해서 강력한 감독기구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원종하: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인제대학교 글로벌경제통상학부의 원종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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