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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폭우 잦은 장마철 중고차 거래 ‘침수차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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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여파로 1000대 이상 침수차 발생.. 중고차 시장 유입 가능성↑

차량이력 조회만으로 감별 안 되는 경우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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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여름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로 말미암은 피해. 올해도 충북 청주와 인천 등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비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인명, 주택 피해와 함께 ‘침수차’가 속출한다.

지난 2주간의 주말 동안 폭우의 여파로 침수된 차량은 1000여대가 넘고, 피해액은 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국지성 호우가 몇 차례 예상되는 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침수차는 어떻게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나

문제는 침수차 피해가 단순히 1차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처럼 차가 반 이상 잠길 수준이면 엔진은 물론 민감한 전자장치에도 영향을 끼친다. 잠재적으로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는 ‘폭탄’ 침수차가 폐차되지 않고 수리를 거쳐 중고차 시장에 들어와 2, 3차 피해를 양산한다.

침수차는 어떻게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까. 우선 침수차 피해자가 보험료 인상을 우려해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체 정비를 거쳐 침수의 흔적을 최대한 없앤 뒤 중고차 매물로 내놓는 경로가 있다. 자차보험 처리한 차를 폐차하지 않고 중고차 딜러에게 헐값에 넘기는 사례도 있다.

올해부터는 손해보헙 업계가 침수 피해로 전부손해(전손) 처리된 차량을 중고차로 매매하지 않고 무조건 폐차하기로 결정하면서, 공개매각에서 헐값에 매수하는 중개인을 통한 침수 중고차의 수는 과거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침수 중고차는 상대적으로 개인 직거래 비중이 더 크고,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만큼 전체 침수 중고차 거래량에 끼치는 영향은 크진 않을 전망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자차보험 가입률은 겨우 60%대다. 자동차 10대 중 3~4대는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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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살 차가? 침수차 감별 방법은

침수차를 수리해 중고차로 되파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중고차 딜러가 침수 이력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린다면 문제의 소지는 없다. 하지만 이를 속이고 정상매물인 척 속여 파는 행위는 사기다.

통상적으로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데는 2~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이들 침수차는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값을 따지기보단 빨리 처분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므로 이 기간 중고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급매물’이나 ‘땡처리’ 등 유혹의 말이 붙은 차를 더욱 유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카히스토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당 중고차의 침수 피해 여부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은 전손 침수차에 한정했던 무료조회 서비스를 지난 24일부터 부분전손 침수차까지 확대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포차이거나 자차보험 미가입자, 또는 보험처리를 하지 않았으면 카히스토리 서비스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특히 침수 중고차를 판매하는 이들은 직거래를 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비자들이 스스로 침수차를 감별하는 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몇 가지 사항만 검토해봐도 어느 정도 침수차를 피해 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장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건 냄새다. 에어컨을 켰을 때 곰팡이나 녹 냄새가 강하게 낸다면 침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보는 것도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본 방법의 하나다. 이물질이나 변색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흰색가루가 보인다면 이 역시 세탁의 흔적일 수 있다. 안전벨트뿐 아니라 청소가 어려운 부분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차량 문의 고무 몰딩과 시가잭, 시트 밑 스프링, 연료 주입구 등이 대표적이다. 차량의 전체적 상태와 비교해서 어색할 정도로 ‘새것’인 것도 의심해봐야 한다. 에어컨 필터가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던가 퓨즈박스가 차량 연식보다 최신 제품이거나 하는 등이다.

중고차 업계 한 관계자는 “스스로 분별하는 것만으로 안심되지 않으면 인근 정비소에서 차의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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