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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文-재계 만남 둘째날]절박한 신동빈…오늘 사드 피해 격정 토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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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배려로 청와대 간담회 참석 가능해져
롯데 등 유통업계 애로사항 심도있게 전달할 듯


아시아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상생·일자리 창출 의지를 다지고 애로사항을 전한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를 정면으로 맞고 있는 롯데는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신 회장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경제부처 장관 등과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재판이 잡혀 있어 재판부에 일정 조정에 대한 양해를 요청한 상태였다. 27일 진행된 공판에서 재판부가 28일 가급적 오후 4시 전에 재판을 마쳐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신 회장의 청와대 간담회 참석이 가능해졌다.

신 회장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과 함께 문 대통령을 만난다. 유통업계 맞수인 정 부회장이 전날 문 대통령과 화기애애하게 대화해 신 회장으로서는 다소 부담을 덜게 됐다. 이날 현안 관련 심층적인 논의를 문 대통령과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 장기화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할지 주목된다. 롯데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뒤 중국 현지 롯데마트·국내 롯데면세점 등 사업에 치명타를 입었다.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 중국인들 분노 등이 맞물리면서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장소를 롯데 성주골프장으로 정하면서 롯데는 중국 정부 사드 보복의 표적이 됐다. 특히 롯데 계열사 중 중국에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이던 롯데마트의 피해가 컸다. 중국 당국은 소방법 위반 등을 명분으로 중국 내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87개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져 그나마 영업 중인 12개 점포도 매출이 75% 급감했다. 현재까지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는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롯데마트는 매출 타격이 심각해지자 증자와 차입을 통해 긴급 자금 3600억원을 마련해 종업원 임금 지불 및 상품대금 지급 등에 사용했으나 이마저도 조만간 바닥날 전망이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하는 롯데면세점도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매출이 35% 빠지면서 6월 말까지 누계 피해액만 3500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팀장급 간부 사원과 임원 40여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유일한 돌파구인 한·중 관계 개선은 요원하다. 롯데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對)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 해결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낙담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향후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 간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사드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부회장은 전날 문 대통령과 경제부처 수장들에게 "저희(신세계)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 없는데 경쟁사(롯데)는 높다"며 롯데를 언급했다. 중국인 관광객 현황을 묻는 문 대통령에겐 "면세점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완전히 없어졌다"며 "(사드 충격으로 인한 관광객 급감이)전혀 완화할 기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이 청와대를 다녀온 후 "기업 입장이나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며 소통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했을 만큼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1차 간담회 분위기는 좋았다. 문 대통령은 복합쇼핑몰 규제, 최저임금 인상, 면세점 특혜 파문 등으로 너덜너덜해진 유통업계를 달래려는 듯 "월마트 등 기라성 같은 기업과 경쟁해 생존할 정도로 우리 기업은 뛰어나다"면서 "저성장도 기업들이 신바람을 통해 돌파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2차 간담회도 1차처럼 별도의 발표 순서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격식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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