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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치매'로 잃은 기억 레이저로 복원?…美 연구팀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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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최근 그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결과가 나왔다. 레이저로 신경세포에 자극을 가하면 잃은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내용이다.

26일(현지시간)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학 정신의학과의 크리스틴 데니 임상 신경생물학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쥐 실험 결과를 ‘해마’(Hippocampus)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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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감각프로그램에 참석한 치매 환자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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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 교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쥐의 신경세포가 기억을 저장할 때는 ‘노란색’, 기억을 끄집어낼 때는 ‘붉은색’을 띠도록 했다. 이후 쥐를 건강한 쥐와 치매 쥐 두 그룹으로 나눠 레몬 냄새에 노출한 뒤 전기충격을 가했다.

1주일 후 다시 같은 레몬 냄새를 맡게 했더니 건강한 쥐는 전기충격이 올까 봐 공포로 몸을 떨었지만, 치매 쥐는 공포감이 절반 정도에 그쳤다. 치매 쥐는 레몬 냄새와 전기충격의 연관성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같은 행동 차이는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에서도 나타났다. 건강한 쥐는 해마에서 ‘노란색’ 신경세포와 ‘붉은색’ 신경세포가 중첩돼 나타났지만, 치매 쥐는 기억이 저장된 ‘노란색’ 신경세포가 아닌, 다른 신경세포에서 ‘붉은색’이 나타났다.

건강한 쥐는 레몬 냄새-전기충격의 기억이 저장된 곳에서 기억을 다시 끄집어냈지만, 치매 쥐는 엉뚱한 기억을 끄집어내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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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꽃꽂이·요리 등 다양한 치매 예방·치료 교실을 운영하는서울 노원구치매지원센터. [사진 노원구치매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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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 교수는 광유전학(optogenetics)이라는 첨단유전기술로 치매 쥐의 기억 복원을 시도했다. 뇌의 광섬유망(fiber optic cable)에 푸른 레이저를 비춰 치매 쥐의 ‘노란색’ 신경세포에 자극을 가하자 치매 쥐는 레몬 냄새와 함께 공포로 몸을 떨었다.

다만 광유전학은 뇌 신경세포에 레이저를 쏘는 것으로,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아 아직 사람에게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데니 교수는 “심부 뇌 자극(deep-brain stimulation) 같은 기술이나 표적 약물도도 치매 환자의 잃은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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