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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자전거 채워놓고 욱일기 꽂아놓고…소녀상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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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기억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들이 수난을 받고 있다.

28일 경남 창원 ‘인권자주평화 다짐비(소녀상) 지키기 시민모임’에 따르면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 앞에 세워진 소녀상 최근 며칠 사이 수차례 수난을 당했다. 시민모임 측은 “지난 24일에 이어 27일 새벽에도 소녀상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27일 낮엔 받침대에 단단히 고정돼 있어야 할 소녀상이 흔들리고 앞에 있던 꽃항아리마저 사라졌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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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선 마산동부경찰서는 자전거 주인이 30대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자전거 주인이 27일 오전 인근 파출소를 찾아와 누군가 자신의 자전거 바퀴에 펑크를 내놨다며 조사를 의뢰해왔다”며 “다짐비가 파손된 흔적이 없고, 악의적으로 자전거를 세워둔 게 아니라고 판단해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창원 소녀상은 1억1000만원의 시민모금으로 2015년 8월15일 세워졌다.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은 서울 일본대사관 앞과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비롯해 모두 73개다. 하지만 이들 소녀상에 대한 훼손과 모욕, 조롱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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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부산 소녀상에서도 중고자전거를 묶어놓거나 근처에 쓰레기 더미를 쌓아두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달 대전에서는 한 대학생이 소녀상에 일본기와 욱일기를 꽂아놓고 거수경례를 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김영만 시민모임 대표는 “소녀상이 더는 훼손되지 않도록 각 지자체가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하거나 조례를 제정해 법적인 보호·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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