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항서 푸짐한 물회 후루룩
‘오징어 난전’에선 찜 먹고 회 먹고
순댓국·가리국밥 빼먹으면 섭섭
일일오끼 ① 강원도 속초
12:00 무더위 날려 주는 물회
한천·지누아리 등의 해초를 넣어 만든 이모회집의 한천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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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사람들은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대형 식당보다 장사항이나 동명항 주변 허름한 횟집에서 물회를 먹는다. 장사항 해안길에 있는 이모회집(033-635-4255)이 대표적이다. 이 식당의 대표 메뉴는 한천물회(1인분 1만5000원). 한천(우뭇가사리)으로 묵을 만들어 물회 위에 얹어 주는데 묵 안에 또 다른 해초 ‘지누아리’가 들어 있다. 계절에 따라 성게알도 넣어 준다. 13일 점심에 맛본 한천물회에는 숭어·광어·가자미와 해삼·성게알 등이 수북했다. 블로그에 도배된 물횟집보다 화려하진 않아도 맛은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해초가 어우러진 맛이 독특했다. 황영철 강원도외식저널 대표는 “뱃사람들의 여름 별미였던 물회는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았다”며 “미역·지누아리 등 해초와 오징어나 다른 한 가지 생선을 넣어 먹는 게 예로부터 속초 사람들이 먹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14:00 제철 오징어 쪄 먹고 회로 먹고
속초항 난전 11호집에서먹은 오징어찜과 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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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집에 자리를 잡았다. 커다란 수조에 새까만 오징어가 가득했다. 난전에서 오징어를 주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세를 확인한 뒤 회·찜·물회 등으로 주문하면 된다. 이날 오징어 시세는 2만원에 다섯마리. 두 마리는 찌고, 세 마리는 회로 쳐 달랬다. 생오징어를 넣고 끓인 라면도 맛보고 싶었지만 오징어 썰던 아낙이 “날이 이래 더운데 어찌 라면을 끓이노”라며 툭 쏘는 통에 마음을 접었다. 보통 난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여는데 어획량에 따라 영업시간도 달라진다.
15:30 맛보다 경치 좋은 장사항 카페
전망이 빼어난 바다정원 카페. 속초 바로 위 고성군 토성면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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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다정원은 속초 경계 바로 너머 고성군 토성면에 속해 있다. 바다정원과 이웃한 카페 나폴리아(033-638-7007)는 주소지가 속초(장사동 477번지)다. 커피 맛에 깐깐한 여행자라면 속초 시내 교동에 자리한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커피벨트(033-637-1243)를 추천한다. 2008년 문을 연 속초 최초의 핸드드립 전문 카페다.
18:00 북녘의 맛 순댓국과 가리국밥
함경도에서 잔칫날에만 먹는다는 가리국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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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뜨끈한 순댓국이 어울린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옆골목과 아바이마을에 순댓집이 몰려 있는데 먼저 시장으로 향했다. 1·4 후퇴 때 부모님과 피란 온 김연환(74)씨가 운영하는 평양순대국(033-636-0907)으로 들어갔다. 아바이순대(1만원)와 오징어순대(1만원), 순댓국밥(7000원)을 주문했다. 선지를 넣지 않은 아바이순대는 깔끔했고, 오징어 몸통에 두부와 밥, 각종 채소를 두툼히 넣은 오징어순대는 고소했다. 국밥은 펄펄 끓는 뚝배기에 간 마늘이 두툼히 얹어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국물에서 돼지 잡내가 전혀 안 났다. 비결은 또 있었다. 김씨는 “국물은 돼지가 아닌 소 사골로 30시간 끓인다”고 말했다.
피란민 정착촌인 청호동 아바이마을에도 순댓집이 많은데 맛은 대동소이하다. 황영철 대표는 순댓국보다 가리국밥을 먹어 보길 권했다. 함경도 음식 전문점 신다신(033-633-3871)에서만 가리국밥(8000원)을 판다. 소 사골 우린 국물에 쇠고기·콩나물·토란대·계란 지단을 듬뿍 넣은 국밥이다. 박경숙(70)씨가 함경남도 통천 출신인 시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맛을 재현하고 있다.
20:00 시장서 닭강정, 영랑호 포차서 한잔
여행객이 속초에 가면 꼭 먹는 닭강정.속초관광수산시장에 전문점이 열 곳 이상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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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해안길에 줄지어 있는 실내 포장마차. 속초 현지인이 많이 찾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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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외옹치항 전망 감상하며 조식 뷔페
롯데리조트 속초의 조식 뷔페 레스토랑 카페플레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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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카페 플레이트’에서 맛볼 수 있다. 주방이 개방된 오픈 키친 콘셉트로, 아메리칸 스타일을 표방하지만 메뉴가 제법 많다. 서울·제주 등지에 있는 롯데시티호텔 조식과 비슷한 수준이다. 창가에 앉으면 우거진 해송과 그 너머의 푸른 바다가 아련히 보인다. 요즘 ‘힙한’ 호텔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루프톱 바도 있다. 어스름한 밤바다를 보며 시그니처 칵테일과 이름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사진=김춘식 기자 kim.choonsik@joongang.co.kr
취재 협조=황영철 강원도외식저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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