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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카뱅’ 첫날 불티 … 12시간 만에 18만 계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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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145억, 예·적금 426억 몰려

접속 폭주로 신용조회 마비 사태도

중앙일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용우(왼쪽)·윤호영 공동대표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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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중단 사태는 없다. 자금이 필요하면 은행 규제에 맞춰 충분히 증자할 수 있다.”(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범 첫날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2시간 만에 신규 계좌개설 수 18만 7000건을 넘어섰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문을 연 케이뱅크가 계좌 10만 건 달성에 사흘이 걸렸던 것과 비교해 열 배 가량 더 빠른 속도다.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검색사이트에는 이날 종일 카카오뱅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내렸다.

이날 오후 7시까지 카뱅에는 145억원어치 대출과 426억원어치 예·적금이 몰렸다. 돈이 나가고 들어오는 속도 역시 케이뱅크보다 빨랐다. ‘이러다가 곧 자금 부족 사태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첫날부터 제기된 이유다. 앞서 케이뱅크는 자본금이 소진돼 출범 3개월 만에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카뱅은 현재 3000억원의 초기 자본금 중 이미 전산 구축에만 1000억원가량을 사용한 상태다.

하지만 카뱅은 자신만만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사상 최대의 고객들이 모인다는 가정까지 해놓은 상황”이라면서 “증자 이슈가 발생한다 해도 그를 따라가야 한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런 자신감은 은산분리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위에서 비롯됐다. 카뱅은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지분 58%)라 현 은행법 테두리 내에서 얼마든지 자본 확충이 가능하다. 비금융사(KT)가 최대주주인 케이뱅크와는 상황이 다르다.

문제는 오픈 첫날 접속 지연으로 상당수 사용자가 불편을 겪었다는 점이다. 오픈 2시간 만인 오전 9시 전후 처음 문제가 발생해 동시 접속자 폭주로 인한 오류가 종일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1초당 접속자 수가 수천 명을 넘어서면서 앱 설치 과정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거나, 아예 앱이 다운되지 않는 경우도 나왔다. 평균 7분이 걸린다는 계좌 개설 역시 20~30분 넘게 진행이 늦어졌다. ‘앗! 문제가 발생했어요’라는 메시지가 뜨며 접속 자체가 끊기는 일도 많았다.

카뱅 측은 기술적으로 자체 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본인 확인이나 신용도 평가를 위해 타 기관에서 정보를 받아오는 과정이 필요한데 여기서 지연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크레딧뷰로나 나이스평가정보 등 다른 기관에서 평소 감당하는 것보다 트래픽이 몰려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카뱅은) 1초당 약 10만 명까지 (동시) 접속을 해도 내부 시스템에서 처리가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이날 카뱅 접속자 폭주로 오전 한 때 금융권 전반에는 신용조회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카뱅에서 유입된 정보조회 수요가 갑자기 몰리면서 나이스평가정보 측 서버가 느려져 발생한 일이다. 대출 심사나 카드 발급 업무를 진행하는 은행·카드사들는 약 1~2시간가량 고객 신용조회를 진행하지 못했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발생한 사태였고 오후에는 시스템이 정상화됐다”고 전했다.

당분간 카뱅은 모바일 시스템 안정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24시간 상담 시스템을 가동하는 한편 카카오톡 상담도 함께 진행한다. 윤호영 카뱅 공동대표는 “지금은 환전·송금·카드 등 기본적인 영역에서 고객의 신뢰와 관심을 받아야 하는 단계”라면서 “고객이 불편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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