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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뜨거운 ‘군함도’ 뒤…싹쓸이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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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신작 영화, 개봉 첫날 97만 관객 신기록

스크린 2027개, 상영점유율 55%…‘도 넘은 독점’ 비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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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역대 개봉 영화 중 최다 오프닝 흥행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기록적인 스크린 독과점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영화계 안팎에서 나오면서 자본력으로 극장을 장악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군함도>는 개봉일인 26일 전국 97만51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역대 최다 규모인 2027개 스크린에서 1만174회 상영을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종전 최고 오프닝 기록은 지난 6월 개봉한 <미이라>(87만2965명)였다. 이전까지 개봉 당일 최다 스크린을 확보했던 영화는 지난해 개봉했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로 1864개 스크린이었다. 하지만 <군함도>는 그때보다 163개나 늘어났다. 역대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명량>(2014년)의 경우도 개봉 당일 1159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그때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서울시내 상영관에서는 주요 시간대에 <군함도>가 집중 배치돼 있다. 예술영화가 주로 상영되는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CGV압구정 등도 마찬가지다. CGV명동역은 5개 상영관 중 2개 상영관에서는 종일 <군함도>가 상영되고 있으며 다른 3개관에서 7편의 영화가 교차 상영되고 있다. 웬만한 스크린은 <군함도>가 ‘싹쓸이’하고 있어 다른 영화를 볼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개봉 첫날 <군함도>의 상영점유율은 55.3%였다. 당일 전국 영화 상영 횟수 중 <군함도>의 상영 횟수가 절반을 넘긴 것이다. 게다가 <군함도>는 심야나 조조 등 불리한 시간대가 아닌 주요 시간대에 배정받아 관객이 체감하는 상영 횟수는 훨씬 늘어난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병훈 감독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과점을 넘어 광기”라고 썼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문화의 기본 속성은 다양성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잘 팔리는 것을 내놓아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상업논리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문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멀티플렉스 극장이 권유하는 데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CJ 관계자는 “개봉 첫날 상영점유율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63.4%), <스파이더맨>(57.8%) 등 외화가 더 높았다”며 “상영관 배정은 관객들의 예매율, 관심도, 좌석점유율 등을 반영해 그때그때 다르게 결정된다”고 밝혔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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