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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슈플러스] 마주보는 남과 북… '대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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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기념일에도 침묵한 北… 文정부는 지속 ‘대화 구애’/ 적대행위 중단·군사회담 개최 시한 연장 제의에도 무응답 / 국방부 “北 호응 촉구 입장 불변” / ICBM 시험발사설 제기 불구, 北측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어 / 추가도발 땐 대화동력 상실할 듯 / 일각 “北, 날씨 때문에 발사 안해 / 핵·미사일 기술 일정표 따라 행동”

세계일보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상호 적대행위 중단과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의에 북한은 이날까지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와 관련, “한반도 평화정착과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측의 베를린 구상과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대해 북측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북측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북 평화정착과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7일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의하면서 군사당국 회담 시기를 21일로 설정했지만 북측이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27일까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북한의 긍정적 호응을 기다렸다. 하지만 북한은 27일에도 침묵을 지켰다.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살포 중지 등 북한이 관심을 보일 만한 사안을 협상 대상으로 삼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군사회담 일정을 수용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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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석 국방부 차관(왼쪽)과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17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의하고 있다.남정탁·하상윤 기자


이날을 시한으로 하는 남북 군사회담은 물 건너갔지만 정부는 북한을 향해 지속적 대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이 정전협정 64주년인데 이 같은 한반도에서의 불안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군사회담을 제안했고 이산가족의 아픔 해소가 시급하다는 의미에서 적십자회담을 제안한 것”이라며 “정부가 시한을 두고 (북한과의 대화에) 접근한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구체적으로 거부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북한의 긍정적 호응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가시화하면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를 비롯한 대화 동력 자체가 힘을 얻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북한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군은 북측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미 연합감시 자산을 동원해 면밀히 추적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북측이 평북 구성 일대에서 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징후를 미 정보당국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 발사를 단행하지 않은 것은 좋지 않은 날씨를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안북도와 함경남·북도 일대에는 이날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성능 검증이나 계측 등을 실시하는 시험발사는 기상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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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기념식 참석한 6·25 참전용사들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국가보훈처 주최로 열린 6·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6·25 참전용사들이 리틀엔젤스 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함께 지켜온 대한민국, 함께 나아갈 통일한국을 주제로 열린 이번 기념식에는 국내외 6·25 참전용사 및 유족, 참전국 외교사절, 학생, 장병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하상윤 기자


북한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핵·미사일 기술 완성 일정표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달 하순 열리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맞서는 무력시위 차원에서 이 시기를 전후로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 한반도 정세는 또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일단 지난 5월 14일 발사된 화성-12 IRBM과 지난 4일 쏘아올린 화성-14 ICBM의 성능을 검증하면서 추가 발사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완전한 핵억제력을 갖췄다고 과시하기 위해서는 화성-12·14의 실전배치 선언이 필수적이다. 화성-12·14의 추가발사를 통해 성능을 검증한 뒤 배치되면 미국과 일본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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