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트랜스젠더 군인들, 트럼프의 입대 금지에 "무례하고 비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열변 토하는 트럼프


미군 130만 명 중 트랜스젠더 1320~6630명 추정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미군 입대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성소수자 군인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인 트랜스젠더 여성 크리스틴 벡은 2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미국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면 바로 자유"라며 "그(트럼프)는 트윗 하나로 나와 다른 많은 이들의 자유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남성이었던 벡은 크리스라는 이름으로 네이비실에서 20년 이상 복무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용사로 훈장도 여러 개 받았다. 그는 2011년 퇴역한 뒤 성전환 수술을 했다.

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이건 미국의 길이 아니다"라며 "난 모든 종교와 인종, 이 모든 것들을 위해 싸웠다. 그가 특정한 것을 콕찝어 (반대하기로) 택한다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벡은 "인종, 종교, 성별이 무엇이든 당신은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며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이해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조처를 발표한 점에 대해서도 "왜 트윗으로 그런 발표를 하는가? 왜 기자회견을 열지 않는가"라며 "수백만 명을 기습한 것과 같다. 매우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미 육군 예비역인 트랜스젠더 남성 루디 아크바리안은 BBC방송에 "성전환 사실을 안 이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보인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함께 복무하며 우리 모두 이 나라를 사랑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아크바리안은 "가슴이 아프다.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차별은 군대 바깥의 이들이 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와 함께 군대 안에서 일한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육군 복역 중 군사기밀 폭로죄로 징역 7년을 살고 출소한 뒤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첼시 매닝 역시 거들었다.

매닝은 트위터를 통해 "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돈을 많이 쓰는 군대가 트랜스젠더 몇 명에 대해 불평을 하면서 F-35 전투기에는 돈을 댄다는 건가?"라며 "비겁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 장성, 전문가들과 논의 끝에 성전환자 입대로 초래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이들의 미군 입대를 금지하겠다고 트위터상으로 전격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트랜스젠더 군인 수를 공식 집계하진 않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 랜드 코퍼레이션은 현역 군인 130만 명 가운데 1320~6630명 정도를 성전환자로 추정 중이라고 ABC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전환자 입대 금지를 발표하긴 했지만 이 같은 정책이 어떻게 실행될 지는 불분명하다. 백악관은 추후 국방부와 상의해 이행 방법을 결정하겠다고만 밝혔다.

ez@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