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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무비톡톡] 스크린 독과점 꼭 '군함도'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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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보라 기자]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스크린을 독점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일부 관객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군함도'가 2027개(영진위 제공)의 상영관에서 1만174회 상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군함도'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영화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할 사항이지, '군함도'가 자신들만의 기준과 특별함을 내세워 변칙을 세운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사실 스크린 독점 문제는 한 해 두 해 반복된 문제가 아니다. 여름 성수기 시장에 개봉하는 이른바 '텐트폴' 작품을 떠나, 한국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극장가의 오랜 관행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의 복귀작인 데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가 쏠린 '군함도'의 스크린수에 영화계 관계자들이 직접적으로 볼멘소리를 쏟아내면서 한층 비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군함도'는 많은 예비 관객들이 개봉 전부터 관심을 갖고 기다려온 영화이고, 70%에 달하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대, 많은 상영관을 확보해 스크린 수를 늘리는 건 당연한 처사이다. 대형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영화인 '군함도'가 같은 계열사 CJ CGV에서 상당한 스크린을 확보했다고 해서 스크린 독과점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부분은 어불성설이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스크린 확보는 유동적이다. 잘 되는 영화에 많은 스크린 수를 배정했다고 해서 이 같은 숫자가 막을 내릴 때까지 지속·반복되는 일은 아니다. 과거 '명량' '괴물' 등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수많은 영화들이 스크린 독점 문제에 휩싸였었기에 '군함도'에 쏠린 부정적인 시선에 사실 별다른 감흥은 없다.

만약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떨어지게 된다면, 수요와 공급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크린 수가 하락할 것이다. 흥행은 관객들이 선택하는 것이지 극장의 기준에 맞추는 것은 일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영화가 많은 스크린수를 독점했다고 해서 당연히 그 영화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어쨌거나 여름 성수기 영화에 천만 이상의 관객이 든다는 것은 단지 스크린 독과점 때문이 아니라 관객들이 원하는 방향성을 따라간다는 의미를 지닌다.

일부 관객들이 '군함도'를 보고 역사를 왜곡했다면서 볼 자격이 없는 영화라고 운운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류승완 감독이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인데 이데올로기를 담았다는 둥, 영화를 많은 관객이 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둥, '군함도'의 흥행에 동의할 수 없다거나 하는 말을 들으면 참으로 의아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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