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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운명 엇갈린 두 사람' 김기춘 굳은 표정…조윤선 두눈 꼭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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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전 비서관 눈물 훔쳐…신동철 전 비서관 실형 선고에 크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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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블랙리스트' 김기춘 징역 3년, 조윤선 집행유예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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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징역 3년-조윤선 집행유예로 수갑 풀고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직권남용·위증으로 징역 3년을, 조 전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7.7.27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피고인 김기춘을 징역 3년에 처한다. 피고인 조윤선은 징역 1년에 처하되 2년간 집행을 유예한다"

27일 오후 서울법원종합청사 311호 중법정에서 재판장이 형을 선고하는 동안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옆에 선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두 눈을 꼭 감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담담한 얼굴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부터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김 전 실장, 조 전 장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 순서로 피고인석에 일렬로 앉았다.

김 전 실장은 하늘색 줄무늬 수의를, 조 전 장관은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판결은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김 전 실장은 두 눈을 깜빡이면서 재판장이 말하는 판결 이유를 곰곰이 분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공판 중반부터는 실형을 직감한 듯 입술을 쭉 내밀고 얼굴을 찡그렸다. 몸을 뒤로 젖혔다가 앞으로 숙였다 하며 여러 번 고쳐 앉기도 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은 판결 내내 두 눈을 꼭 감고 곧은 자세로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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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블랙리스트' 1심 선고 (PG)
[제작 최자윤]



재판장이 자신의 이름이 말할 때마다 조금 초조한지 마른 침만 수차례 삼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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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출석하는 블랙리스트 3인방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왼쪽부터), 정관주 전 문화체육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7.3 yatoya@yna.co.kr



다른 피고인들도 대부분 담담히 재판장의 말을 들었다. 다만 김 전 비서관은 복잡한 감정 탓인지 안경을 들춰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양 손가락으로 여러 번 훔쳐냈다.

재판장이 마지막으로 주문을 읽을 때 가장 감정변화가 커 보이는 이는 신 전 비서관이었다. 그는 크게 한숨을 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이날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11시께부터 선고를 직접 보려는 사람들 수십 명이 몰렸다.

피고인 가족석, 변호인석, 기자석을 제외하고 일반 방청객에게 주어진 자리는 31석이었다.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는 탓에 사람들은 도착한 순서대로 바닥에 가방을 놓아 자신의 순서를 표시했다. 또 새치기를 막는다며 종이에 숫자를 적어 자체 대기 번호표를 만들어 손에 쥐고 있기도 했다.

법정에 입장한 방청객들은 수첩을 꺼내 들고 판결 내용을 받아적는가 하면, 몇몇은 눈시울을 붉히며 판결 내용을 경청했다.

일부 방청객들은 김 전 실장이 징역 3년형을 선고받자 "아이고"라고 탄식했다. 판결이 모두 끝난 뒤 한 중년 여성은 "판사님 정치권력에 따라서…"라며 외치다 법정 경위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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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석 꽉 찼습니다. 돌아가주세요'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선고가 내려지는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법원 직원이 방청을 위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방청객 허용인원이 꽉 찼음을 알리고 있다. 2017.7.27 utzza@yna.co.kr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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