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하나에 80만원?’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등장한 나비 모양 쓰레기통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현지 언론은 춘제(春節) 전후로 우창(武昌) 기차역 쓰레기통이 나비 모양의 신형으로 교체됐다고 보도했다. 재활용과 비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 버릴 수 있는 이 쓰레기통은 흰색 몸체에 야광 나비 모양으로 설계 됐다. 외관은 아름답지만 내부 통을 청소하기 어려워 개당 5000위안(약 82만원)이나 하는 쓰레기통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쓰레기통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우창구 당국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온라인매체 펑파이는 우창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새 쓰레기통을 소중히 아껴 쓰자는 마음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걸 강조하려다 잘못된 보도가 나갔다”고 전했다. 시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쓰레기통은 개당 1400위안(약 23만원)으로 지금까지 130개를 구매하는데 예산이 총 18만2000위안(약 3007만원)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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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억t 가까운 생활쓰레기를 배출하는 중국은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분리수거를 강제로 시행하고 2020년까지는 주요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은 2000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분리수거를 시행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강제 시행이 다가오자 중앙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각 지방 정부는 스마트 쓰레기통을 내놓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태양열, QR코드 등 여러 기술을 더한 쓰레기통이 나오고 있지만 ‘보여주기식’ 성격이 강해 효과는 미미하다.
신식시보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시에는 화분형 쓰레기통이 등장했다. 최근 등장한 신형 쓰레기통은 위쪽에 녹색 식물을 심어놓아 멀리서 보면 마치 화분으로 보인다. 이 쓰레기통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 부식을 막고 용량도 전보다 늘어났다. 좌우로 재활용과 비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 버릴 수 있게 했다. 이 쓰레기통은 지역 환경위생관리감독 기관에서 직접 디자인 했다. 현재는 안개꽃 등 3가지 식물을 심었는데 향후 매 1∼2개월에 한 번씩 바꿔 심을 계획이라고 한다. 44개 쓰레기통이 시범 설치됐으며 점점 더 늘려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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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杭州)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말하는 쓰레기통이 놓였다. 센서가 설치돼 사람이 다가가면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고 “음식물 쓰레기는 녹색, 기타 쓰레기는 황색 쓰레기통에 넣어주세요. 분리수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안내말이 나온다.
앞서 충칭(重慶)시는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한 에너지 절약형 쓰레기통을 선보였다. 닝보(寧波)시에는 QR코드를 이용한 쓰레기 재활용 제도를 실시해 정확히 분류하면 점수를 적립해주는 제도를 실시했다. 이 제도에 따라 시민들은 해당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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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부에서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쓰레기 분리수거 독려에 나서고 있다. 광둥성 선전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아파트 단지 관리업체에 최고 5000위안의 벌금을 물리고, 개인이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50위안, 기업은 1000위안의 벌금을 물리는 등의 제도를 발표했다. 광저우도 지난 4월 ‘광저우시 도시생활쓰레기 분리관리규정’(초안)을 마련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업과 개인에게 각각 최고 3000위안, 200위안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중국 각지 246개 중대형 도시 연간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1억8564만t에 달했다. 베이징이 생활쓰레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상하이·충칭·선전·청두·광저우·항저우·난징·시안·포산이 그 뒤를 이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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