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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다이애나빈 장례식 때 어린 윌리엄ㆍ해리 왕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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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빈 남동생 얼 스펜서, 라디오인터뷰서

“영국 왕실이 장례식 운구행렬 억지로 걷게 해”

“내 인생 최악의 30분…윌리엄ㆍ해리는 원치도 않아”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장례식 운구행렬에 어린 윌리엄, 해리 왕자를 세웠던 건 매우 잔인한 일이었다.”

고(故) 다이애나빈의 남동생 얼 스펜서가 26일(현지시간) 영국 라디오4와의 인터뷰에서 “누나(다이애나빈)의 장례식은 내 인생에서도 가장 공포스러웠던 30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펜서는 “두 왕자를 운구행렬을 따라 걷게 하는 데 대해 난 완강히 반대했다”며 “분명 누나도 원치 않았을 거고, 당시 해리 왕자는 고작 12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실에서 두 왕자가 운구행렬을 따르길 원한다며 계획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거짓말이었더라”고 밝혔다.

20년 전 1997년 9월 다이애나빈의 장례식이 거행될 당시, 다이애나빈의 운구행렬은 장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30분가량 거리행진을 했다.

이 때 다이애나빈의 관이 실린 마차를 따라 찰스 황태자, 윌리엄ㆍ해리 왕자, 스펜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검정색 양복을 입고 나란히 걸었다. 이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특히 어른들 틈에 선 자그마한 체구의 해리 왕자의 모습이 연민을 자아냈다.

거리 양쪽엔 펜스가 쳐졌고 영국 시민들이 나와 다이애나빈의 운구행렬을 지켜봤다.

스펜서는 “(윌리엄ㆍ해리 왕자가) 엄마의 관을 보며 고개를 똑바로 들고 걸어야하는 기분이 어땠을지 생각해봐라. 양 옆엔 수많은 사람들이 울며 소리지르고…”

그는 “지금도 이따금 그 때의 악몽을 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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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다이애나빈의 장례식 당시 추도사를 읽고 있는 얼 스펜서.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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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도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빈의 장례식과 관련 “어떤 어린이도 그런 일을 하도록 겪게 해선 안 된다”고 토로한 바 있다고 BBC는 전했다.

스펜서는 “생전 다이애나빈이 파파라치 때문에 무척 힘들어했다”고도 했다. 그는 “누나가 찰스 황태자와 이혼한 뒤 파파라치의 극성이 절정에 달했다”며 “어느 날은 누나가 ‘어떤 파파라치가 말하길, 내가 죽는 날까지 날 쫓을 거고, 내가 죽은 다음엔 무덤에 소변을 볼 거라고 말하더라’며 우울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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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파파라치 때문에 힘들어했던 다이애나빈.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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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빈은 어릴 적 고향인 영국 올소프(Allsopp)에 묻혔다. 스펜서는 “누나가 편히 잠들 곳을 생각하다가 올소프로 선택했다”며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스펜서는 오는 8월 31일 올소프에서 다이애나빈의 20주기 추모식을 진행한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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