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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불황 맞나" 줄서는 고객들…백화점 '식품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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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백년옥 등 수십년 전통 맛집부터 쉐이크쉑까지 줄줄이 입점…'럭셔리 식품족' 증가, 식품관 리뉴얼하니 매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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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에 새롭게 입점한 '만다복', '다이치' 등 수십년 전통의 국내외 맛집에서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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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유진모씨(33·가명)는 요즘 일주일에 2~3번은 회사 근처 백화점을 찾는다. 1년에 1~2번도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았던 유씨의 동선을 바꿔 놓은 것은 다름 아닌 식당이다. 식사 후에는 다른 매장에 들러 생필품을 비롯해 옷, 신발 등도 구입한다. 유씨는 "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한 유명 맛집을 순회하며 식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과거와 달리 요즘 백화점에는 특색있는 식당들이 많아 굳이 멀리까지 나가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들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의 맛집 유치 경쟁이 뜨겁다. 대를 이어 수십년째 운영중인 전통 식당부터 최신 트렌드의 글로벌 디저트 매장까지 차별화된 브랜드를 입점시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이른바 식품관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잠실과 경기 분당·용인 등 수도권 남부상권 주요 백화점 점포에 웬만한 국내·외 유명 맛집이 모두 들어서 있을 정도다.

◇'을밀대'도 품었다…맛집 전쟁 치열한 백화점=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개점 10주년을 맞은 경기 용인시 죽전동 경기점의 지상 7층 식당가와 지하 식품관을 재단장해 오는 28일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식당가에는 국내 5대 평양냉면집으로 꼽히는 '을밀대'와 100% 국산콩을 사용해 재래식 두부를 만드는 것으로 입소문 난 '백년옥'을 유치했다. 이들 유명 맛집이 백화점에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끼정'(일본가정식), '아이엠어버거'(수제버거), '콘타이'(태국요리), '피에프창'(중식), '민스키친'(한식), '살바토레 쿠오모'(이탈리안)등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국내외 레스토랑도 한 데 모았다. 지하 식품관에는 '르푸도레'·'도쿄 밀크 치즈팩토리'(디저트), '포케앤코'(하와이 전통음식), '록키랍스터'(랍스터롤) 등이 들어선다.

AK플라자는 앞서 지난 4월말 분당점 식품관을 싹 바꿨다.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 고객이 많은 점포 특성을 살려 장을 볼 수 있도록 식품코너를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소이연남'(쌀국수), '오장동 흥남집'(함흥냉면), '솔트'(이탈리안) 등 연남동부터 가로수길까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맛집 브랜드 7개 등 총 21개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분당식빵으로 유명한 베이커리 '라롬드뺑'을 비롯해 뉴욕 명물 수제버거 '쉐이크쉑'을 백화점 업계 최초로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올초부터 잠실점 식품관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35년간 영업한 '만다복', 1940년부터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시작한 돈가스전문점 '다이치' 등 노포는 물론 '아우어베이커리', '구슐바우어' 등 다양한 디저트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연복 셰프가 운영하는 만두전문점 '교자란'과 수제맥주 전문점 '모히또바 인 오션'도 잠실점 식품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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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맞나" 줄 서는 고객들…식품관 바꿨더니 매출 껑충=백화점 업계가 식품관 단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높아지고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럭셔리 식품족'이 점점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남기대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과거에는 식품관이 객단가 낮은 손님을 끌어모으는 분수 역할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구매력 있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됐다"며 "앞으로 좋은 음식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고객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관 리뉴얼 효과는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식품관에 맛집을 유치하는 등 매장 구성을 바꾼 이후 매출(2~6월)이 70% 이상 늘었다. 분당 AK플라자도 식품관 리뉴얼 이후 2개월(5~6월)간 매출이 30% 증가했다. 특히 맛집 입점 이후 20~30대 젊은 신규 고객들이 30% 이상 늘었다.

송지유 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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