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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전기차 배터리 시장, SK도 본격 경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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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르포

동아일보

5개월뒤 완공될 제2공장 25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는 제2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생산라인 수는 기존 제1공장과 같은 3개지만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발전시켜 생산 속도와 능력은 약 3배 수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제공


25일 오전 충남 서산시 지곡면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 옆 공장 터에 제2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1월 11일 착공한 제2공장은 현재 공정 62%를 넘겼다. 연말 완공까지 약 5개월 남았다. 토목, 외장공사는 끝났고 내장, 배관공사가 한창이었다. 배터리 생산설비는 10월부터 본격 설치된다.

손기철 SK이노베이션 B&I사업부장은 “2공장은 1공장과 비슷한 규모여서 전체 공장 면적은 2배로 커지지만 생산 속도와 생산량은 약 3배로 올라간다”며 “2020년까지 10GWh(기기와트시)급으로 생산능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8GWh에 달한다. 기존 1공장(1.1GWh)과 더하면 서산공장은 매년 3.9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1GWh는 우리나라 일반 가정 220여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기량이자 주행거리 200km 전기차 3만3000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이 생산시설 확대를 서두르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45GWh에서 2025년 1419GWh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6년 치, 2023년까지 생산물량을 확보해 놓았다.

이미 가동 중인 1공장에서는 배터리 생산이 한창이었다. 공장 내부는 대학 연구실로 착각할 만큼 고요했다. 아주 낮게 ‘쿵쿵’ 소리가 울렸지만 일부러 의식해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보다 바닥에 슬리퍼 끄는 소리가 더 컸다.

전기차 배터리는 크게 4단계 공정을 거쳐 생산되고 있었다. 기본 물질을 섞고 코팅하는 전극 과정, 양극 음극 분리막을 교차로 압축하는 조립 과정, 여기에 화학적으로 전기를 넣는 화성 과정, 그리고 알루미늄 봉투에 밀봉하는 팩(Pack) 과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 과정에서 컴퓨터가 스스로 불량을 잡아내도록 하고 있다. 이 컴퓨터는 불량 사례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학습해 스스로 정확도를 점점 높여간다. 알파고의 ‘딥러닝(자가 학습)’ 개념이다.

현재 서산공장에서는 검사항목 63개 중 45개를 컴퓨터가 이런 식으로 검사하고 있다. 나머지 항목은 사람의 눈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인력이 보조적으로 투입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마저도 모두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른바 ‘스마트 팩토리’다. 새로 지어지는 2공장에서는 1공장보다 더 진화된 스마트 팩토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기차와 배터리 양산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테슬라가 네바다주에 기가팩토리라 불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미국도 이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4파전이다. 김태현 SK이노베이션 배터리생산지원팀장은 “우리도 생산능력을 꾸준히 늘려 2025년까지 글로벌 점유율을 30%까지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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