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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위험 감수하라’던 철학자, 물에 빠진 아이 2명 구하고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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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술원 회원 뒤푸르망텔

자신의 철학 고스란히 실천한 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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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 여성 철학자가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한 뒤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프랑스 철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안 뒤푸르망텔(53·사진)은 지난 21일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 팡펠론 해변에서 바다에 빠진 어린이 2명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다. 당시 해변에 있던 뒤푸르망텔은 아이들이 바다 수영을 하다 강풍 탓에 쉽사리 뭍으로 나오지 못하는 장면을 목격,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헤엄쳐갔다. 하지만 거센 물살에 휩쓸렸고, 이후 해변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심정지로 사망했다. 다행히 어린이 2명은 구조돼 생명을 건졌다고 NYT는 전했다. 뒤푸르망텔의 장례식은 25일 프랑스 남부의 라마튜엘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뒤푸르망텔은 일상에 닥칠 수 있는 다양한 위협을 받아들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에세이를 많이 썼다. 대표적 저서로는 2011년 발간한 『위험의 찬미』 등이 있다.

뒤푸르망텔은 2015년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 내 테러 증가에 대해 “‘위험 제로’와 같은 완벽한 안전에 대한 바람은 환상”이라면서 “살아있다는 것은 위험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가질수록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려는 정치적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테러의 공포가 ‘뉴 노멀’이 돼가는 시대에서 뒤푸르망텔의 말은 울림을 낳았고, 그는 프랑스 대표 여성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랑스 학술원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기도 하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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