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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드로 고전한 현대차, 2분기 순익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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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밑돌아 2010년 이후 최악

중국 제외한 전체 판매대수는 늘어

중국의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현대자동차가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순익 기준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2017년 2분기 경영실적 발표회를 개최하고 상반기 주요 경영 지표를 공개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올해 2분기 현대차 당기순이익(9136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48.2%) 수준으로 줄었다.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이익 지표인 영업이익(1조7618억원 → 1조3445억원)이나 영업이익률(7.1% → 5.5%)도 일제히 악화했다. 매출액(24조3080억원)은 1.5% 줄었다.

중앙일보



이처럼 실적이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현대차가 베이징 등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한 차량 대수는 29만4000대에서 10만5000대로 64.2%나 줄었다. 중국을 제외한 전체 현대차 판매대수는 같은 기간 오히려 1.3% 늘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더불어,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딜러 인센티브(0.8%포인트 증가)를 늘리고 마케팅 비용을 확대(4.3%포인트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사드 보복의 타격을 본격적으로 받기 직전인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실적은 다소 낫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47조674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소폭(1.4%) 늘었고, 영업이익(2조5952억원)과 당기순이익(2조3193억원)은 각각 16.4%, 34.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239만3235대)보다 판매대수(219만7689대)가 줄었는데도 매출액이 증가한 건 대형 세단 그랜저 등 고급차 판매가 증가하고 할부판매·리스 등 금융부문 매출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다 대규모 리콜 조치를 진행하고 있어 실적 개선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해외 시장 여건도 녹록치 않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할부금융을 주로 이용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는데,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현대차 판매가 부진할 수 있다.

또 최근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 머무르면서 신흥 시장 자동차 시장 회복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문희철·윤정민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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