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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뉴스&분석] 사드 깊은 상처…현대차·아모레 어닝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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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사드보복 실적쇼크 ◆

매일경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상처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화장품 업종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반 토막 났다. 사드 보복 장기화는 그동안 어렵게 이뤄놓은 중국 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일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대차동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갖고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24조308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1조34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실적이 포함된 경상이익은 이보다 감소 폭이 훨씬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 대비 51.1% 급감한 1조1650억원에 머물렀다. 현대차의 2분기 경상이익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이래 역대 최악의 실적이다.

현대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인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9%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올 상반기 현대차는 42.4%, 기아차는 55.2%나 판매가 줄었다. 이로 인해 지난 1분기 33.7%에 달했던 현대차의 경상이익 감소율이 2분기에는 절반 이상으로 확대됐다.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는 조짐과 함께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위기도 커지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어렵기는 해도 적자를 내는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부품사들은 이대로 가면 다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15%가 영업손실을 겪고 있고, 60%는 영업이익률이 3% 미만으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500개를 조사한 것이다. 3% 미만의 영업이익률로는 사실상 이자율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화장품 업계도 사드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한 1조4130억원, 영업이익은 57.9%나 급감한 1304억원에 그쳤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는 등 압박에 나서면서 국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경쟁사인 LG생활건강(1조5301억원)에 처음으로 뒤지게 됐다.

설화수, 헤라, 라네즈 등 대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57.8%나 급감한 1016억원에 머물렀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니스프리도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1%와 64.6% 급감했고, 에뛰드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이승훈 기자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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