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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폭염보다 더 뜨거운 올 여름 에어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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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해, 시장 규모 20% 이상↑전망

삼성ㆍLG는 이미 작년 판매량 추월

신규 설치에 2주 이상 걸리기도

#2 “공기청정기ㆍ제습 기능까지 겸해

이 정도면 사계절 가전으로 봐야”
한국일보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 판매량이 신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가 삼성전자 매장에서 신형 무풍에어컨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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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A씨는 지난 주말 에어컨이 고장을 일으켜 찜통 속에 살고 있다. 제조사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대기가 밀려 기사가 방문하는데 며칠이 걸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참에 신형으로 교체할까도 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았다. A씨는 “재고가 부족해 열흘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데 어떻게 이 더위를 이겨낼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올 여름 에어컨 시장이 푹푹 찌는 폭염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쏟아지는 주문에 신규 설치하는데 2주 이상 걸리거나 수리를 못 해 속을 썩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창사 이래 최고의 판매량”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내지른다.

26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에어컨 서비스 대기일은 평균 2.6일, 신규 설치에는 2주 이상이 소요된다. 그나마 지난달과 이달초에 비해서는 대기일수가 조금 줄어들었다. LG전자는 올해 6월까지 판매한 에어컨이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추월했다. 대기 물량을 합치면 전년 대비 두 배 성장까지 점쳐진다. LG전자 관계자는 “신규 설치 주문이 기대 이상으로 많아 대응이 안 될 정도”라며 “올해 판매량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연 최고”라며 놀라워했다.
한국일보

LG전자 창원공장 근로자들이 스탠드형 휘센 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보다 한달 가량 빠른 4월부터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 가동했지만 주문이 밀려 신규 설치에는 2주 정도 걸린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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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신규 설치 대기일수 등을 밝히지 않지만 공장을 완전 가동해도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삼성전자 에어컨 중에서는 지난해 1월 출시한 무풍에어컨이 가장 인기다. 벽걸이형까지 가세한 올해 무풍에어컨은 상반기에만 55만대가 팔렸다. 전체 에어컨 중 무풍에어컨 판매 비중은 약 50%, 스탠드형만 따지면 70%에 육박한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연구개발(R&D)캠퍼스 언론 공개 행사에서 최민영 국내 에어컨 마케팅 담당은 “올해 에어컨이 단연 대세 상품이고 무풍에어컨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설명했다.

소형 가전에 특화된 동부대우전자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달 초까지 벽걸이형 에어컨 단 두 제품으로만 1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현 속도라면 연간 15만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14년 에어컨 사업에 재진출한 이후 최고의 실적”이라며 “벽걸이형 에어컨 시장 점유율 15%를 훌쩍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240만대다. 2014년 120만대 규모에서 불과 3년 만에 두 배로 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도 때 이른 폭염으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 1~5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판매량이 수량 기준 77.4%, 금액으로는 93.7%나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아열대 기후로 변화, 공기청정기와 제습기까지 겸하는 성능 개선 등으로 에어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며 “이 정도면 이미 에어컨은 냉장고나 TV처럼 사계절 가전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한국일보

1인 가구 증가로 이달까지 10만대 이상 판매된 2017년형 벽걸이형 에어컨. 동부대우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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