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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치료제 없는 A형간염, 젊은 환자 급증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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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세계 간염의 날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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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간염은 에이즈처럼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는 질환으로, 전 세계 B형 간염 환자는 약 2억4000만명, C형 간염 환자는 약 1억500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간암 사망률 1위다. 국내 간암 환자 10명 중 8명은 만성 B·C형 간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간경변이나 치명적인 간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간염을 예방하고 관리·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간염 발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주요 원인이며 바이러스에 따라 A·B·C형 간염으로 나뉜다. 다른 간염에 비해 생소한 A형 간염은 최근 2년 새 국내 환자가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A형 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6806명으로 2015년(4938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 들어서도 벌써 3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환자의 약 90%가 20~40대 젊은 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젊은 성인의 항체형성률이 낮은 데다 학교나 직장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해외여행 경험도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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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8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열과 구토, 식욕 부진, 황달 등 증상을 보인다.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황달, 피로감 등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과 함께 간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보통 5주 정도 지나면 자연치유되는데 드물게는 급성신부전, 담낭염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B·C형과 달리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이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유발되므로 손을 잘 씻고 음식은 익혀 먹어야 한다. 최근 젊은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만 40세 미만에 대해 항체검사 없이 A형 간염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국내에는 GSK가 개발한 세계 최초 A형 간염 백신 '하브릭스'를 비롯해 사노피의 '아박심', 다국적 제약사 MSD의 '박타' 등 총 3종의 A형 간염 백신이 나와 있다.

B·C형 간염은 대부분 오염된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A형과 달리 한 번 발병하면 만성화될 확률이 높다. 특히 B형 간염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술잔 돌리기나 국을 함께 떠먹는 것으로 감염되는 경우는 희박하고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한 시술, 수혈, 성관계, 사용한 주사·면도기·칫솔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다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평소 위생을 철저히 하고 백신을 맞아 예방할 수 있다.

환자가 가장 많아 B형 간염 치료제 시장만 300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다국적 제약사 BMS의 '바라크루드'와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가 시장을 양분해왔지만, 최근 일동제약이 B형 간염 치료 신약 '베시보'를 개발해 도전장을 던졌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준비중으로 오는 11월 1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약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기존 치료제들과 대등한 효과를 내면서도 신장 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등 대표적인 부작용을 개선시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신장 기능을 측정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높을수록 신장 기능이 떨어짐) 증가율은 베시보가 비리어드에 비해 낮았다. 비리어드는 얼마 전 국내에서 첫 내성 환자가 발생했지만, 베시보는 임상 기간에 내성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어 감염 경로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다행히 완치율이 높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주사제형에서 먹는 약(알약)으로 바꾸면서 환자 편의성도 높였다. 수천만 원에 달해 부담이었던 비용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본인부담금이 수백만 원대로 줄었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의 신약 '비키라정'이 지난달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비키라정은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엑스비라정'과 함께 투여하도록 허가받았다. MSD의 '제파티어'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좋은 치료제들 많이 나오고 있어 전문가들은 WHO가 선언한 '2030년 C형 간염 퇴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찬옥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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