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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일상톡톡 플러스] 주 6일 에 연봉 1800만원···이렇게 팍팍한데 누가 취직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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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씨는 "청년층의 취업 포기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집은 커녕 차도 못 사고, 옷도 제대로 된 거 못 입는다"며 "그렇다 보니 당연히 내수가 침체되는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독립을 하려고 해도 매달 수십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B(30)씨는 "밤 낮 가리지 않고 단돈 1만원이라도 더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청년 수당'을 줘야 한다"며 "비록 일부긴 하지만 집에서 놀고먹는 이들에게 수십만원의 수당을 주는 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35)씨는 "여행은 돈이 있어야 다닌다고들 하는데, 예전 군대 후임병은 농어촌 돌아다니면서 농사일도 돕고, 어촌일도 도우면서 무전여행했다"며 "가만히 앉아 시간만 허비할 바엔 이것저것 하면서 경험 쌓고 사람 만나는 게 낫다. 집에 가만히 있어봤자 자신감만 떨어지고, 결국 폐인 밖에 안된다"고 전했다.

D(39)씨는 "결국 이 나라의 문제는 대학교 나와 일부 대기업 들어가는 사람들만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데에 있다. 난 어릴 시절 미국에서 살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으로 왔다"며 "미국은 일반적인 노동하는 사람들도 돈 많이 버는 경우가 많으며, 무엇보다 하찮게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직업에 대한 선입견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E(41)씨는 "이제 대기업은 그야말로 '파리 목숨'이다. 사업 하나 망하면 그 부서 자체가 아예 사라지거나, 다른 곳과 통폐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앞으로는 처음부터 '금수저'로 태어나거나, 공무원이 답인 듯 하다. 그 잘 나가던 조선회사들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최근 일자리를 구하기 보다는 여행과 같은 여가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백수' 청년층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내는 청년층의 비중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 '고용 한파'로 청년실업률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 속에서 결국 자포자기하는 이들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통계청의 '2017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졸업·중퇴 후 취업을 못했거나 취업을 했다가 일을 그만둬 미취업 상태인 청년층(15∼29세)은 147만2000명에 달했다.

청년층 부가조사는 통계청이 청년층의 직업교육 취업경험, 취업 경로 등 취업 관련 특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통해 집계한 결과다.

조사 대상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대상 가구원 중 만 15∼34세로, 올해 5월 14∼20일 사이의 취업과 관련한 24가지 항목을 집계했다.

조사 기간 중 미취업 청년층의 활동상태를 집계해 147만2000명의 상태를 △취업 관련 시험준비 △그냥 시간보냄 △여가 시간 △구직활동 △육아·가사 △기타로 나눠 집계했다.

그 결과 35.4%인 52만1000명은 취업 관련 시험준비로 시간을 보냈다.

◆구직 노력하지 않고 여가활동으로 시간 보내는 '백수' 청년층 급증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여가 시간이다. 취업과 관련한 활동이 아닌, 여행이나 독서 등 유희(遊戲)와 관련한 활동을 한 청년층은 이 여가 시간 항목으로 집계한다.

조사 결과 여가 시간 항목에 들어가는 청년층은 지난 5월 7만3000명(5%)으로 집계, 1년 전보다 28.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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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교육훈련을 받은 청년층(4만7000명·3.2%)보다 여가 시간을 보낸 청년층이 더 많은 것이다. 특히 여가 시간을 보낸 청년층은 남성에서 크게 늘었다. 전년보다 105.2% 늘어난 2만8000명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통계상으로는 왜 유희로 시간을 보내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취업이 안 돼 여행이나 독서로 시간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며 "취업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 보다는 여가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 25만600명…전체 미취업 청년층의 17.4%

일이나 여가는커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의 비율도 결코 낮지 않다.

같은 기간 구직활동이나 취업 준비, 육아·가사 등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그냥 시간보냄)은 25만6000명으로, 전체 미취업 청년층 가운데 17.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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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과 그냥 시간보냄을 합하면 32만9000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미취업 청년층 가운데 무려 22.4%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층 19만명(12.9%)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다시 말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했던 이들보다 여가를 즐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청년층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오는 2021년까지 청년 실업자가 13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정부측 추산도 있어, 새정부가 청년층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세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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