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의회 의장, '물폭탄'에도 부부동반 크루즈 관광 논란

700대 1 경쟁 뚫고 '220만원' 지원받아

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사진=자료사진)

지난 23일 남구를 포함한 인천시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도 인천시 남구 의회 의장이 부인을 동반한 크루즈여행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남구 의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소속 이봉락 의장은 부인과 함께 지난 22일 오후 3시 부산항을 출발해 속초항,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일본 사카이미나토을 거쳐 27일 오전 9시 부산항에 돌아오는 엿새일정의 크루즈여행을 하고 있다. 이 의장은 부산항에서 승선했다.

호우경보가 내려지는 등 기록적인 폭우로 남구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었던 만큼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의장 의전지원팀은 "이 의장이 23일 낮 12~1시쯤 '공해 상에 있으니, 부의장 체제로 수해에 잘 대처하라'라는 SNS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후 25일 부의장 주재로 전체 의원 및 남구 안전관리과장, 건설과장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의전지원팀 관계자는 "공해상에 있으면 생명이 위독한 상황일 경우 헬기로 이송이 가능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크루즈선에서 내리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 부산을 출발한 크루즈선은 23일 오후 3시 속초(출발 1시간 전 승선 완료)를 떠나 러시아로 출항했다. 이 의장이 SNS메시지를 보낸 시간은 속초에 체류 중일 때였다.

더욱이 출항 전 이미 인천에서는 8시 호우주의보에 이어 9시 20분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폭우로 인해 인천에서는 부평 지하철 7호선 공사장 작업자 7명이 한때 고립되고, 선로가 물에 잠겨 인천~부평역간 전동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26일 남구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주안역과 동양장사거리 일대가 물에 잠기는 등 25곳이 도로 침수 피해를 입었고, 1056채의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마음만 먹으면 돌아올 수 있는 크루즈관광을 멈추지 않고 계속했다는 것은 남구 주민의 고통을 외면한 처사"라며 "27일 귀국 즉시 남구주민에게 사죄하고 의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장 부부가 여행 중인 상품은 해양수산부가 크루즈활성화를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1인당 20만원짜리 '크루즈 관광체험단' 상품으로, 이들은 700대 1의 추첨을 뚫고 당첨됐다.

더욱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1인당 정부 예산으로 110만원씩을 지원한 여행상품에 응모한 것이 적절했는지도 논란거리다. 이들 부부는 40만원을 내고 260만원짜리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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