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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드 계산서' 받아보니...연쇄 피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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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매출 줄자 아모레·LG생건 줄줄이 감소

아모레 브랜드숍 영업익 최대 66% 줄기도

중국인 관광객 급감 탓…2분기 방문객 전년비 66% 낮아져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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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사드 보복 조치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2분기 신라면세점의 매출이 8% 감소하고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의 매출이 20% 가까이 하락했다. LG생활건강(051900)의 화장품 부문도 3% 가량 떨어졌다. 면세점의 매출 하락이 화장품 업계로 전이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돼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66% ‘뚝’…면세점·화장품 업계 곡소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로 1조413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58%나 줄어든 1304억원에 그쳤다. 사드 보복 조치를 실감한 분기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15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한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실제 1분기에 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지표는 대폭 악화됐다. 매출은 24% 떨어지고 영업이익은 66% 감소했다. 2분기가 화장품 시장의 비수기임을 고려하더라도 감소폭이 컸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매출이 15% 가량 미끄러지며 1조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대비 16.5% 감소했다. 실속도 챙기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 나며 1016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두 자리 수의 매출 하락을 감내해야 했다. 특히 에뛰드는 영업이익이 66% 꺾여 치명타를 입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를 들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분기(4월~6월)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자 수는 73만610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7% 감소했다. 한 분기 입국자 수가 지난해 6월 입국자 수(75만8534명)에도 못 미칠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명동, 동대문 등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브랜드숍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의 피해는 면세점 업계에 들이닥쳤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008770) 자료를 살펴보면 면세 사업을 담당하는 TR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2분기에만 매출이 8% 줄어들며 79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7%나 미끄러졌다.

상대적으로 선방한 LG생활건강도 역성장을 피하긴 힘들었다. 면세점 매출에서만 26% 감소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 2.7% 감소하는 쓴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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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시장 다각화로 위기 극복…반등은 ‘미지수’

업체들은 하반기 반등을 외치고 있다.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사드 보복 조치 피해를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자체적인 비용 절감은 물론 사업 구조 재정비,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신라면세점은 해외 사업장 확장과 함께 영업 안정화를 통해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판매 채널과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시장 다각화를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LG생활건강은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드 보복 조치 자체가 한중간 정치 상황에서 빚어진 만큼 정치적 타협 없이는 실적 개선이 힘들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사드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역성장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한 피해는 면세점, 화장품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하반기 기업들의 자체 노력으로 일부 개선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론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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