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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여성이 마네킹?…"사이즈 XS·XXL 다 갖춘 브랜드는 1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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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31개 의류브랜드 실태조사…"비현실적인 체형 기준 바꿔야"

연합뉴스

한국여성 표준과 마네킹 비교 [여성환경연대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의류브랜드 31곳 중 여성의류 사이즈를 사실상 가장 작은 엑스스몰(XS)부터 대형 치수인 엑스엑스라지(XXL)까지 모두 갖춘 브랜드가 1곳에 불과하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환경연대는 26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류브랜드 31곳에서 5개 품목(반소매, 블라우스, 청바지, 미니스커트, 원피스)의 사이즈를 조사한 결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H&M 1곳만이 다양한 사이즈를 구비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7월 한 달간 후아유, FOREVER21, 지오다노, 유니클로, 로엠 등 31개 의류브랜드의 사이즈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 단체가 온라인 공식쇼핑몰을 조사한 결과 반소매의 경우 31개 브랜드 중 XS 이하를 갖춘 브랜드가 7개, XL 이상을 갖춘 브랜드가 11개에 불과했다.

특히 미니스커트나 블라우스의 경우 사이즈 다양성이 더욱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스커트는 26개 브랜드 중 XS 이하를 갖춘 브랜드가 6개, XL 이상을 갖춘 브랜드가 2개로 조사됐다. 블라우스는 31개 브랜드 중 XS 이하를 갖춘 브랜드가 7개, XL 이상을 갖춘 브랜드가 8개였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서울 중구 명동과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의 12개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XL를 구비한 브랜드가 스파오, 유니클로, FOREVER21, H&M 등 단 4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단체는 "실태조사를 통해 여성 외모에 대한 압박과 잣대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의류브랜드는 다양한 사이즈를 제작·판매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실시한 인체치수 조사에 따르면 20∼24세 여성 키 평균값은 160.9㎝임에도 대부분의 마네킹은 175∼180㎝"라면서 "마네킹 허리 둘레는 62.5㎝이지만 한국 여성 표준체형은 70.9㎝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네킹 같은 몸매'를 칭송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는 한 자기 몸에 대한 불만족과 혐오, 몸매 압박이 여성 건강권과 노동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며 "표준체형에 맞거나 다양한 체형을 구현한 마네킹이 전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견 후에는 다양한 여성의 체형을 본떠 만든 '커스텀 마네킹'과 '일반 마네킹'을 비교·전시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여성환경연대 고금숙 환경건강팀장은 "31개 브랜드 중에 최소 사이즈인 XXS까지 구비한 곳은 없어서 대중적으로 구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작은 사이즈인 XS부터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며 "의류업체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 폭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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