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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진호의시사전망대] "끌어줄 선배는 있어?" 검찰개혁 가로막는 '라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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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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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방송일시 : 2017년 7월 26일 (수)
■대담 : SBS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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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내 문무일 신임 총장 기대와 우려 엇갈려
- 15명 검사장 인사이동 예상, 전례 없는 인사 폭풍 있을 것
- 한 기수에 통상 100명, 그중 서초동 과천 오간 10여 명이 검사장으로 가
- 역대 검사장 PK 출신 71명, 66%가 서울대, 12.5%가 경기고 출신
- 회식 자리에서도 학연 지연에 따라 서로 피하는 게 관례(?)
- 검사장 인사만 잘하면 검찰 개혁 90% 달성 가능하다는 말 많이 해

▷ 박진호/사회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이번 주 내 당장 검찰 내 고위급 인사, 즉 차관급 검사장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결국 검찰 개혁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인사가 되기 때문에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SBS 보도본부 뉴미디어국 데이터저널리즘 팀의 '마부작침' 코너에서 대한민국의 역대 검찰 검사장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집중 취재했던 권지윤 기자가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 SBS 권지윤 기자: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문무일 총장 어제(25일) 화제 속에 취임을 했는데. 일단 내부 인사 승진해서 검찰총장이 된 것이기 때문에 후배들, 검찰 조직 내부의 반응이 대체로 어떤 평가입니까?

▶ SBS 권지윤 기자:

문무일 총장 같은 경우에는 호남 출신이기도 하면서 특수 수사를 많이 했던 총장이에요. 기존의 검찰총장 같은 경우에는 수사력이 없고 기획검사 출신들이 많이 했다는 얘기도 많이 했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수사를 많이 했던 총장이 취임을 해서 다행이라는 분위기도 있는 한편, 지금 상황이 검찰에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니까 조금 더 결기가 있고 고집이 센 사람이 됐으면. 이렇게 말하는 검사들도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제 곧 검찰 인사가 있을 텐데. 특히 고위급인 검사장 인사가 전례 없는 규모가 될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옵니까?

▶ SBS 권지윤 기자:

검찰은 기수 문화가 상당히 강한데요. 기수에 따라서 승진할 수 있는 검사장 수가 사실 정해져 있습니다. 한 기수에 10명 정도가 검사장 승진할 수 있는데. 검찰 조직 문화를 보면 선배보다 후배가 검사장으로 먼저 승진하게 되면 선배가 옷을 벗어주는 것을 용태라고 하는데. 그 용태라는 문화가 있어서 어제 취임한 문무일 검찰총장 같은 경우에 연수원 18기니까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았던 검사들 같은 경우에는 옷을 벗고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검사장을 승진하게 됐을 경우에 만약 24기가 승진하게 되면 23기 중에 승진하지 못했던 검사들 같은 경우에는 옷을 벗고 나가게 되면. 이렇게 계산을 하게 되면 15명 정도가 검사장 자리가 비게 되는데. 이렇게 15명 정도 검사장이 인사이동이 있는 게 역대로 드물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전례 없는 인사 폭풍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이 됐거나 과거 사건 처리에 부적절함이 있었다고 지목된 검사장 분들이 일부 불명예 퇴진을 하기도 했는데.

▶ SBS 권지윤 기자:

한 4명 정도가 옷을 벗고 나갔었죠.

▷ 박진호/사회자:

이 검사장이라는 직위 자체가 상당히 관심이 있는데. 이게 공식적으로 검사장이라는 용어가 있는 겁니까? 검찰 조직이.

▶ SBS 권지윤 기자:

검사장이라는 용어가 2004년에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법이 개정이 되면서 검사장이라는 직급 자체는 사라졌습니다. 이제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나눈다고 검찰청법에 나와 있는 겁니다. 그런데 검사장에 준하는 자리를 대검검사급 이상 자리라고 해서 보직 규정을 두고는 있는데. 사실 검사장이라는 용어는 실제적으로는 없는 단어라고 볼 수 있는데 통용되기는 합니다. 검찰 내에서.

▷ 박진호/사회자:

상징적인 의미가 있군요.

▶ SBS 권지윤 기자:

차관급 예우 이상을 받는 고위 검사들은 검사장이라고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검찰의 꽃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검사장이라고 하면 대략 어떤 자리들이 검사장 자리가 되는 겁니까?

▶ SBS 권지윤 기자:

가까이는 서울남부지검장, 서울중앙지검장, 대검에 있는 과거 중수부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반부패부장, 대검공안부장. 이런 자리들이 검사장이라고...

▷ 박진호/사회자:

언론에 많이 나오는 자리네요.

▶ SBS 권지윤 기자:

언론에서 가장 주목하는 자리들이죠.

▷ 박진호/사회자:

이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그러면 검사장.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원래 거기는 검사장 중에서도 한 단계 높은 고검장급 자리였는데. 최근에 일반 검사장 급으로 자리가 좀 낮춰졌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검사장까지 올라가는 검사는 극소수인 거네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한 기수에 통상 100명 정도 된다고 치면 그 중에 10명 정도가 되는데. 그 10명이라고 하더라도 소위 평검사와 부장검사 시절 주류의 길을 걸었다는 검사들이 있는데. 주로 서초동이나 과천을 오가면서 근무했던 검사들인데. 그 검사들이라고 해도 다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청취자 분들. 9951님께서는 '역대 검사장 분석을 하신 건가요?' 여쭤보셨는데, 그렇습니다. '마부작침' 에서 분석을 했고요. 이슬기 님께서는 '권지윤 기자님 팬이라는, 목소리에서 스마트함이 뿜어 나오신다'고 칭찬을 보내 오셨습니다. 일단 분석하신 걸 좀 짚어보겠습니다. 검사장 인사를 보면 특정 대학, 특정 지역, 특정 고교에 편중됐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그렇습니까?

▶ [마부작침] '검찰의 별' 검사장, 그들은 누구인가?…345명 전수 분석

▶ SBS 권지윤 기자:

네. 저희가 역대 검사장이라고 해서 1948년에 검찰이 창설이 됐는데. 그 이후로 검사장이라는 직급을 받았던 검사 345명을 분석해봤더니 PK 출신이 71명이었습니다. 20% 정도 되고.

▷ 박진호/사회자:

TK가 아니고 PK가.

▶ SBS 권지윤 기자:

예. 그리고 다음이 호남 출신이 20.3% 70명 정도였고. TK 출신이 18%, 서울 출신이 16% 정도였는데. PK와 TK를 합쳐서 영남으로 보면 38%로, 역대 검사장 중 38%가 영남 출신으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반면에 강원도 출신이 2% 정도, 인천·경기 출신이 6% 수준이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대학으로 치면 역시 서울대학교가 많을 것 같은데요.

▶ SBS 권지윤 기자:

네. 서울대 출신이 분석을 해보니까 66%가 서울대 출신이었습니다. 345명 중에 229명이 서울대 출신이었는데. 고대 출신이 49명으로 14%, 성균관대 출신이 4% 정도, 연대 출신이 3% 정도였는데. 검사장이 원래 기본적으로 서울대 출신이 많이 되니까 그런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최근 신임 검사들 출신 대학을 제가 또 비교해 봤어요. 2006년부터 최근까지 1,500여 명의 신임 검사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서울대 출신은 34%였습니다. 그러니까 신임 검사 출신 대학들보다 검사장을 봤을 때 서울대 출신이 훨씬 더 두 배 가까이 더 많았던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당장 궁금한 것은 이른바 PK, 부산경남 출신이 TK, 대구경북이나 서울 지역 출신보다 많았다는 점인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SBS 권지윤 기자:

이것은 김영삼 정권이나 전두환 정권, 노태우 정권 때 아무래도 영남 출신들을 많이 기용하다 보니까 그런 수치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PK 출신의 검사들이 많았던 이유도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고등학교로 한 번 따져볼게요. 이런 분석은 원래 언론이 잘 안 하는데. 그러면 역시 경기고등학교?

▶ SBS 권지윤 기자:

예.

▷ 박진호/사회자:

맞네요.

▶ SBS 권지윤 기자:

경기고등학교 저도 깜짝 놀랐는데. 사실 검찰 내에는 여러 가지 모임이 있기는 합니다. 동문회 같은 게 활성화 돼있는데. 경기고 모임이 참 많다, 이런 얘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검사장 숫자가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역대 검사장의 12.5%가 경기고 출신이었습니다. 2등이 31명 정도를 차지했던 대구 명문이죠. 경북고 출신인데. 2등보다도 월등히 많은 숫자였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이게 결국 검사장이라는 자리가 상당히 검찰의 요직이지만 정치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정권별로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 같아요. 아까도 말씀을 해주셨지만. 정권별로 어떤 특징이 나타납니까?

▶ SBS 권지윤 기자:

김영삼 정부에서는 확실히 PK 영남 출신이 많았고. 무엇보다 서울대 출신을 많이 등용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에서도 보면 검사장들이 당시 전두환 정권이 행사했던 검사장들을 보면 10개 대학 출신을 뽑았었는데. 김영삼 정부에서는 단 두 개 대학 출신만 검사장으로 뽑았었는데 바로 서울대와 고려대인데. 사실 고려대는 당시에는 들러리 수준이었고 서울대 출신이 한 90% 정도 됐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압도적으로 많군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리고 김대중 정부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호남 정부라는 평이 있는데. 호남 출신 검사장들이 역대 최고로 많았습니다. 39명의 검사장 중 33%가 호남 출신이었습니다. 반면에 노무현 정부 같은 경우 비교적 탕평책을 썼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대학 출신들도 다양했었고 경인 출신들을 전 정부에서 두 배 이상 검사장으로 승진을 시켰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이게 인터넷에 올라온 '마부작침' 코너를 보면 좀 주목되는 부분이 하나 있었어요. 이른바 라인 문화. 일종의 검사장 선배를 중심으로 학연, 지연 라인이 형성되고 무언가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해프닝도 기사에서 소개하셨던데요.

▶ SBS 권지윤 기자:

예. 이게 아까 말했던 고교 모임 같은 건데. 사실 검찰에서는 대학도 중요하지만 고등학교도 상당히 중요하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었는데. 어떤 고등학교에서, 나름대로 유명한 고등학교이기는 합니다. 검사장이 처음으로 배출이 됐어요. 그래서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 같은 곳에서 모였대요.

그런데 위층에서 상당히 시끄러워서 직원을 불러서 항의를 좀 했대요. 너무 시끄럽다. 그랬더니 그 직원이 내려와서 하는 말이 저 위층에서도 검찰 식구들 모임이 있는데. 전직 총장님이 와계시다. 그리고 거기도 고등학교 모임인데 막내가 검사장이더라, 검사장만 열 분이 모여 계시더라고 했더니. 다른 고등학교에서는 그 음식점에서 나와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하더라고요.

▷ 박진호/사회자:

자리를 아예 옮겨야 되는.

▶ SBS 권지윤 기자:

그만큼 고교 모임 되게 활성화 돼있어요.

▷ 박진호/사회자:

그 부분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사실 전 정권 국정농단 사건에서 불거졌던 이른바 우병우 라인인데. 결국 새로 있을 검사장 인사가 주목되는 것은 결국 그런 라인에서 탈피한 개혁적인 인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부분인 것 같은데요. 권 기자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SBS 권지윤 기자:

저도 사실 제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검찰 인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해봤습니다. 감히 그런 생각을 해봤었는데. 사실 인사를 하려면 기존에 인력풀이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지금 수십 년 동안 정치검찰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지금 검사장 인사를 하려면 바로 차장급 검사들을 해야 할 거예요. 그러면 차장급 검사 같은 경우에는 전 정권의 입김에 따라서 차장급의 보직이 많이 정해져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할 수 있는 한계는 어느 정도 있을 겁니다.

다만 청와대나 언론이나 외부에서 주목받지 않는 검사들 중에서도 훌륭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겪어보면 나름대로 검찰로서 자부심도 있고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했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등용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항상 주목받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인사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를 보면 아마 그런 사람들을 잘 찾아야겠죠.

▷ 박진호/사회자:

개혁적인 성향이나 일 잘하는 검사가 승진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 좀 우려가 있었고. 사실 그런 라인 문화를 배제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결국 반대로 역으로 우리가 생각을 하면 검사장 위치에 있는 분들이 잘 하면 검찰이 좀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SBS 권지윤 기자:

검사장이 잘하면, 사실 검사장 인사만 잘하면 검찰 개혁의 90%를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검찰에서도 자주 하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검사장이라는 자리가 사실 차관급 예우이기도 하고 사실 검사동일체라는 단어가 있는데 적용이 안 되는 자리이기는 합니다.

검사동일체라는 게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해서 검사들이 한 몸으로 움직인다는 것인데. 검찰총장이 하나의 권력이 되다보니까 검사동일체가 적용이 잘 안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검찰총장이 임기 말에 보면 검사장들 불러서 과천이나 강북만 쳐다보지 마라. 이런 얘기를 합니다. 자기 입장에서는 인사권이 없으니까 검사장들이 다른 데를 보니까 그런 말들을 하곤 하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검찰의 별 검사장, 그들은 누구인가. 345명 전수분석'. 이 '마부작침' 분석 기사는 SBS 홈페이지, 인터넷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팀의 권지윤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SBS 권지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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