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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일상톡톡 플러스] "1년에 이틀 쉬고 개미처럼 일하는데 겨우 200만원 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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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9)씨는 "이제 동네 자영업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가게 차리고, 주인이 하루 12~15시간 정도 일하면서 혼자 모든 걸 다 해야한다"며 "알바 채용할 생각은 절대 하면 안 된다. 매출은 고만고만한데 매년 뛰어 오르는 임금 감당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B(52)씨는 "하루 평균 14시간 정도 일하고, 1년 중 추석과 설 당일만 쉰다. 나머지 363일은 항상 일한다"며 "그렇게 열심히 일해 한달에 200만원 정도 번다. 알바 쓸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C(40)씨는 "열악한 삶을 살아가는 청년층의 생계여건 개선을 위한 최저임금 개선은 필요하다. 급여가 올라 소상공인이 힘든 게 아니다"라며 "경쟁력 없는 가게, 퇴직금 받아 차리는 묻지마 점포, 프랜차이즈 사업주들의 독식 구조, 그리고 높은 임차료를 받는 건물주들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돈을 못 버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D(46)씨는 "대기업들이 유통업에 진출하기 전에는 그래도 먹고 살만했다. 지역경제도, 택시기사도 살고, 너도 살고 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동네 공동체 전반적으로 내일이 있는 삶을 살았다"며 "언제부턴가 대형유통업체들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면서 이 땅의 영세자영업자들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프랜차이즈도 결국 본사만 돈 벌고, 점주들은 뼈 빠지게 고생한다"고 하소연했다.

E(51)씨는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 대형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무분별하게 점포를 낸다"며 "그럼에도 정부에서 별다른 제제가 없다. 미국이나 유럽은 프랜차이즈회사 오픈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는데, 이는 정부의 시장개입이 아닌 의무"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혼자 동네슈퍼나 미용실, 세탁소 등을 운영하는 도소매 영세자영업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25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도소매업 영세자영업자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1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고용원 없이 주인 혼자 운영하는 도소매업체 폐점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도소매 영세자영업자는 4월 작년 동월대비 5000명 줄었다. 1년 1개월 만에 감소였다. 이어 5월에는 2만2000명이 감소하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인 혼자 운영하는 영세업체 폐점 많아

도소매 영세자영업자는 올해 들어 3월까지는 증가했지만, 작년 동월대비 증가 규모가 월 5000∼6000명에 그쳤다. 작년 1∼5월에 4만명 늘어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작년에는 3월(-1만1000명), 4월(0명)에 다소 부진한 것을 제외하면 월 증가 규모가 1만명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작년 7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2만4000명이 증가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특히 영세자영업자 중에서도 도소매업이 어려워 보인다. 전 업종 영세자영업자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작년 동월대비 41만9000명 증가했다. 4월에 7만명, 5월에도 3만7000명 늘었다.

오히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전년 동월대비 11만2000명 감소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체 자영업자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작년 동기대비 66만5000명 증가했다.

◆도소매 업황 부진 지속…서비스업 고용 둔화

한은은 도소매 영세자영업자 감소를 도소매 업황의 부진 탓으로 해석했다. 도소매업 업황실적 경기실사지수(BSI)는 3월 76에서 4월 79로 올라갔다가 5월 76, 지난달 71로 하락하고 있다.

도소매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3월 전년 동월대비 -0.6%에서 4월 0.8%로 돌아섰다가 5월에 다시 -1.3%로 뚝 떨어졌다. 한은은 도소매 자영업자 감소 등으로 볼 때 서비스업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일보

경기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영업을 시작한 이들 3명 중 2명은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8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증가 폭이 전달(5만2000명) 보다 급격하게 축소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발사체계) 배치 관련 중국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 폭이 확대되는 것도 서비스업 고용 둔화 주요 요인이다.

4월 이후 중국 관광객 작년 동월대비 감소율이 60% 중반을 기록하면서 숙박·음식점업은 고충을 겪고 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3만80000명 감소해 5년 6개월 만에 줄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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