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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드뉴스] 18년만에 동생과 살기로 했어요…발달장애인 장혜정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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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어른이 되면

저희 자매는 18년 동안 떨어져 살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함께 사는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동생과 같이 사는 일이 왜 도전이냐고요?

동생 혜정이는 경기도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살아온 중증 발달장애인입니다. 그곳에서는 자신의 의지보다 시설의 규칙이 절대적으로 우선됐죠.

시설을 벗어나 동생이 스스로 무언가 선택하고 자립하는 건 하나의 도전인 셈입니다. 더불어 저도 오래 떨어져 살았던 장혜정이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맞춰나가는 도전을 매일 하죠.

또 한 가지 도전이 있다면 동생과의 일상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겁니다. 많은 장애인 가정이 시설을 이용하는 까닭은 함께 살 여건이 안 돼서도 있지만, '탈(脫)시설'에 대한 사례가 부족한 탓도 있는데요.

탈시설 운동이 활발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시설을 떠나 어떻게 살 수 있고 탈시설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죠. 그래서 저희가 그 이야기를 함께 만들고자 해요.

이미 조금씩 제 유튜브 채널 ‘생각 많은 둘째 언니’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 중입니다.

혜정이는 어느덧 서른이 됐지만 여전히 '어른이 되면'이라는 말을 해요.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할 때마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동생이 몸만 어른인 아이가 아니라, '자립'하는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어른이 되면’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예요.

사람들은 "장애인이 어떻게 자립하냐"고 말하는데 사실 비장애인도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낼 수 없잖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자립이라는 기준이 비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것보다 높죠.

'수많은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 나가는 것'이야 말로 자립의 참된 의미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타인의 도움은 불가피하고요.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자립할 수 없는 '불쌍한' 사람으로 여겨 시설에 격리했어요. 혹은 헬렌 켈러 같은 인물을 통해 장애인을 '특별한' 사람으로 그려왔죠.

그렇지만 장애인이기 때문에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장애인에게 좋은 삶과 비장애인에게 좋은 삶이 따로 있지 않죠.

그저 '인간'에게 좋은 삶이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해요.

그리고 그런 삶을 '함께'살고 싶습니다.

*이 카드뉴스는 '생각많은 둘째언니' 장혜영(31) 씨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나현 김유정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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