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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계엄령 선포한 두테르테에 공산반군까지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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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24일 필리핀 마닐라 남동부 케손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등의 정책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려 수천 명이 참가했다. 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이미현 기자 = 올해까지 계엄령을 연장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가 이슬람국가(IS) 추종 무장단체 마우테에 더해 공산 반군과도 대치 상황에 직면했다.

아시아타임스는 필리핀 공산당(CPP) 연계 반군인 신인민군(NPA)이 필리핀 정부의 계엄령에 대한 ‘사실상 전쟁(de facto war)’을 선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공산당은 두테르테 정부의 계엄령 연장을 민다나오 섬의 IS 추종 무장단체 마우테 뿐만 아니라 공산반군을 소탕하기 위한 구실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군과 NPA간 충돌은 고조되고 있다. 25일에는 NPA의 민다나오 지역 대변인이 강화된 군의 공세에 대비해 “공격전을 개시했다”고 선언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민다나오·루손 등지에서 NPA에 의해서만 정부군 5명이 숨졌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정부가 IS소탕작전에 여념이 없는 사이 NPA가 기회를 포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필리핀 정부와 공산당간 관계는 정치적으로도 험악해지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필리핀 공산당을 창당한 인물인 호세 마리아 시손에게 “기회가 있다면 당신을 죽이겠다. 우리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당신이 나의 병사들을 죽이고 있다”고 협박했다. 매체는 시손이 한때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학교수이자 멘토였다면서 두테르테의 이같은 발언은 긴장관계 고조를 나타낸다고 전했다.

지난 5월로 예정돼 있던 5차 평화협상 회담이 취소된 후 두테르테 대통령은 완전한 휴전이 먼저 이뤄질 때까지 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반군은 회담 조건인 휴전을 하게되면 정부군이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세력권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공산당과 무장세력인 NPA 사이의 지배통제 관계가 여전히 유지되는지에 대한 의심도 제기된다. 공산당 지도부와 협정을 체결한다고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무장세력에 명령을 내리는 지역 사령관이 협조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매체에 따르면 다바오 시 시장 시절부터 공산당과 상대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두테르테 대통령이기에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는 집권 초기 ‘마약과의 전쟁’ 다음으로 공산반군과의 평화협정 교착상태를 해결할 것을 우선과제로 꼽은 바 있다. 실제로 시손은 지난해 8월 두테르테가 적극적으로 평화협상에 나선 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두테르테 정부는 계엄령 연장 결정으로 인해 야당 측으로부터도 인권탄압적 조치가 우려된다는 공세를 받고 있는 데다 6월 초까지 IS추종 마우테를 토벌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해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는 24일 국정연설서 이번 계엄령 연장이 과거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에 대해 “나는 마르코스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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