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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하이엔드 스마트폰, 좀 작게는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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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면 스마트폰 트렌드 뚜렷
소형폰 매니아 선택지 좁아져
그나마도 사양 낮춘 중저가형


"스마트폰은 한 손에 들어와야 한다."

아시아경제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모든 스마트폰은 한 손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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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이 말을 했을 때, 여기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없었다. 스마트폰의 이상적인 최대 사이즈는 3.5인치였다. 잡스의 상상력이 곧 스마트폰의 한계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5.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이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4인치 미만 제품의 출하량 전망치는 1880만대 수준이다. 지난해 4380만대에서 43%나 줄어들었다. 2020년께는 아예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반면 5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은 올해 5억3990만대에서 내년 6억4050만대, 2020년 7억1250만대를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화면, 18:9비율의 디스플레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애플마저 올 하반기 내놓을 차기작에서 이 트렌드를 좇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여전히 잡스의 말에 공감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은 한 손에 들어와야 하고, 엄지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선택지는 매우 협소하다. 4인치는 말할 것도 없고, 5인치이하 스마트폰도 찾기가 쉽지 않다. 최근 출시된 소형 스마트폰은 LG전자의 X300(5인치, 2017년1월 출시), X스킨(5인치, 2016년6월), 삼성전자의 J3(5인치, 2016년6월), 애플의 아이폰SE(4인치, 2017년4월)정도다.

더욱이 이들 스마트폰은 대체로 하드웨어 성능이 하이엔드급에 못미치는 '중저가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갤럭시A시리즈나 출시예정인 LG전자의 Q6시리즈도 마찬가지다.

하이엔드급 성능에 5인치미만의 '소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는 계속돼 왔다. 특히 '갤럭시S7미니'나 'G6미니' 출시설로 이어졌다. 4.7인치 크기를 갖추면서도 5.3인치 화면을 갖췄다는 '갤럭시S8미니' 출시도 점쳐졌다. 그러나 모두 루머에 그쳤다.

현재로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미니' 버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4미니'가 최초이자 최후다. 삼성전자측은 "더이상의 '미니'모델은 없다"는 입장이다.

제조사들은 일부 소화면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장 전체를 생각하면 매우 적은 부분이라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 드라마, 게임 등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대화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소화면은 중저가 라인업에 일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크기별 선택지는 제시돼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화면 트렌드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6.3인치 엣지 디스플레이를 갖춘 '갤럭시노트8'을 다음달 24일 선보일 예정이며, LG전자도 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V30'을 31에 공개할 계획이다. 애플 또한 올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출시할 '아이폰8'에 5.8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뚜렷하게 구분되던 시절에는 잡스의 3.5인치 기준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사실상 모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에 소비자들은 조금 더 큰 화면에 편안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대화면 트렌드는 사실상 소비자들이 주도한 것이다. 잡스가 살아있었더라도 3.5인치 기준을 지금도 고수할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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